봄바람 탄 중국인 관광객…'최악 적자' 경상수지 살릴까

 

정부는 걱정 달래지만…"3분기까진 韓 보릿고개"
상반기 그나마 유커로 버틴다…"올 200만명 방문"


지난 1월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쓰면서 우리나라 대외 건전성과 외환시장 안정에 경고등이 켜졌다.

정부는 연간으론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우려를 일축했으나, 공교롭게도 최근 환율 급등과 경상수지 적자가 맞물린 터라 쉽사리 경각심을 놓을 순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그나마 향후 경상수지 적자를 완화할 요인으로 오는 4월 말 정점을 찍을 '중국인 관광객' 유입을 지목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경상수지는 마이너스(-) 45억2000만달러로 1980년 통계 편제 후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전월의 흑자가 한 달 새 적자로 돌아섰다.

이번 경상수지 적자는 반도체 수출 급감으로 상품수지가 1980년 이후 가장 큰 적자를 낸 영향이 컸다. 여기에 해외여행 재개로 인한 여행수지 적자 확대가 기름을 부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정부는 걱정 달래지만…"3분기까지 보릿고개"

정부는 연간으로는 경상수지가 200억달러대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제 심리 달래기에 나섰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전날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2월은 1월보다 무역적자가 상당 폭 축소된 만큼 경상수지가 어느 정도 개선될 것"이라며 "올해 전체로는 연간 200억달러대 경상수지 흑자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도 "한은만 아니라 여러 기관들의 전망을 봐도 올 연간 명목 국민총소득(GNI) 대비 경상수지 비율은 1% 중반 정도로 예상된다"며 "1990년대 이후 연간 경상수지 적자가 났던 7번의 GNI 대비 경상적자 비율이 평균 -1.9%였기 때문에 너무 절대적인 수준에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로 260억달러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75억달러를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경상수지 적자의 근본 원인인 무역 적자가 해소될 조짐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수출 부진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라며 "수출 감소 흐름은 3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고 2분기에 반도체 재고 조정 마무리와 함께 대(對) 중국 수출 회복세 또한 강해지면서 저점 통과 조짐을 확인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고 있다. 2023.3.10/뉴스1

◇상반기는 그나마 유커가 지탱…"올 200만명 방문"

한은은 그나마 2월 경상수지가 균형 수준을 나타내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2월 통관 기준 무역수지가 1월에 비해선 상당히 축소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는 상품수지에 그대로 반영돼 경상수지 적자를 누그러뜨리는 요인이 된다.

동시에 한은은 상반기 월별 경상수지 규모의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올 상반기 경상수지 전망치가 44억달러 적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3~5월에도 총합으로는 균형 수준의 경상수지를 기록해야만 전망치를 달성할 수 있다.

정부는 상반기 보릿고개 와중에 그나마 '중국인 관광객'이 경상수지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한은은 3월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로 본격 유입되면서 외식·숙박 등 대면서비스업 회복을 도울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올해는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인해 작년의 9배에 이르는 196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전망이다.

한은은 특히 4월 말 노동절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

이동원 부장은 "오는 4월29일부터 5월3일까지 중국 노동절 연휴가 있는데 대규모 단체 관광객이 많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중국 여행객이 빠르게 늘어난다면 중국의 리오프닝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인들은 세계 관광 시장의 소위 '큰손'으로 불린다. 우리나라를 방문할 때 소비하는 1인당 지출액이 1689달러(2019년 기준)로, 미국(1106달러)이나 일본(675달러)보다 높다.

(자료사진) 2023.3.1/뉴스1

◇경상수지, 왜 중요하나?…"대외 건전성 핵심 척도"

경제적으로 경상수지가 중요한 이유는 국가의 대외 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이기 때문이다.

경상수지는 한 나라가 대외 거래로 올린 수익을 뜻하는데, 이것이 적자를 쓴다는 것은 국내에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다는 의미가 된다. 외환 수급이 막히는 셈이다.

특히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 상 경상수지 적자는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면서 외환시장 불안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앞서 국제금융센터는 "우리나라 대외 건전성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여전히 양호한 편이나 수출 부진 등으로 경상수지 회복이 지연될 경우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원화의 민감도 문제가 다시 대두될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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