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7시간 기다려 전 비서실장 조문…"가장 청렴했던 공직자"

오후 공식일정 모두 취소하고 1시쯤 빈소 찾아…오후 7시40분 넘어 조문

유족 "억울한 죽음 없게 해 달라"…검찰, 유족 뜻 존중해 부검 않기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7시간 가까이 기다린 끝에 전날(9일) 숨진 전형수 전 경기도비서실장을 조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7시42분쯤 고인이 안치된 성남시의료원에 조문하러 들어간 뒤 25분여가 지난 후 조문을 마쳤다. 검은색 양복에 검은색 넥타이를 매고 마스크를 쓴 이 대표는 담담한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없이 빈소로 향했다.

조문은 철저하게 비공개로 이뤄졌고 빈소 관계자는 언론 등의 출입을 제한했다. 조문객들은 출입문 앞에서 부고장 확인 절차를 거친 후 들어갈 수 있었다.

이 대표가 빈소로 들어갈 때 몇몇 보수 유튜버들은 "저승사자", "본인이 정치하지 말라고 그러잖아요"라고 외치면서 약간의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오후 8시5분쯤 조문을 마친 이 대표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바로 차에 올라탔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표는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을 전했다"며 "같이 일을 한 공직자 중 가장 청렴하고 가장 유능한 분이셨는데 너무 안타깝다는 말을 유족에게 전했다"고 설명했다. 유족측은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잘 해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변인은 '유서에 이 대표에 대한 서운함이 담겨 있는데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이 있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런 거 없다"면서 "유족들과의 대화에서도 유서 얘기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앞서 이 대표는 조문을 위해 이날 오후 예정된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오후 12시50분쯤 빈소에 도착했다. 하지만 유족측과 조문 조율이 안돼 근처에서 7시간 가까이 기다려 조문을 마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성남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측근 전모 씨 빈소에 조문 후 차량에 탑승 후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3.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날 빈소에는 이 대표 등 정치권뿐 아니라 평소 고인과 인연을 맺었던 지인 등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빈소가 마련된 직후인 이날 낮 1시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먼저 빈소를 찾아 이 대표 조문과 관련해 유족측과 의견을 조율했다. 천준호 대표 비서실장, 김남국 국회의원, 한민수 당 대변인 등은 이날 오전 경기도 의회에서 진행된 현장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직후 성남시의료원으로 직행했다. 오후 4시에는 박찬대 최고위원이 조문을 했다.

고인이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서도 이민호 사장 비서실장, 김민성 노조위원장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민성 노조위원장은 "빈소 분위기가 조용하고 숙연했다"며 "인격적으로 훌륭한 분이셨는데 갑자기 명을 달리하셔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기도의원을 대표해서도 염종현 도의회 의장이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하고 돌아갔다.

고인이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보낸 성남시와 공직생활을 마무리한 경기도 공직자들은 퇴근 후 빈소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발인은 11일 오전 8시로, 장지는 용인 아너스톤이다. 고인에게는 아내와 아들 두 명이 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전경


검찰은 이날 고인에 대한 부검 영장을 기각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2부는 이날 오후 4시12분쯤 성남수정경찰서로부터 신청된 부검 영장에 대해 부검을 원하지 않는다는 유족의 뜻과 검시 결과 등을 종합해 검시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오후 7시쯤 경찰이 신청한 부검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이고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명확하게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검찰에 부검을 하겠다는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전날 오후 6시44분쯤 자택인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의 본인 거주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는 유서가 발견됐는데 성남FC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한 억울함과 함께 이 대표에 대한 서운함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엔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으시라'는 당부와 함께 "열심히 일만 했을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는 취지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GH 퇴직을 앞둔 지난해 12월,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한 차례 검찰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피의자 신분이었으며, 검찰은 영상녹화조사 방식 조사를 진행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연임 당시이자 구단주를 지냈던 2014~2017년 두산건설, NH농협은행 성남시지부, 네이버, 분당차병원, 현대백화점, 알파돔시티 등 기업 등 6곳에서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뇌물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전씨는 성남지역 소재 기업들의 성남FC 후원이 이뤄질 시기 성남시 행정기획조정실장 직책을 맡았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