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이후 4.5% 이하"…물가 확신 커져도 고민 깊은 한은

2월 물가 4%대 진입하며 '물가 둔화' 확신↑
'강달러'에 한미 금리격차로 기준금리 고민은 여전

 

"3월 이후엔 물가 상승률이 4.5% 이하로 내려가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전날(7일) 이번 달 물가 상승률이 '4.5%'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상당 폭 내려갈 것'이란 기존 전망에 대해 구체적인 기준점을 제시한 셈이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잦아들면서 한은의 물가 예측에도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지만, 미국 추가 긴축 우려에 '강(强)달러' 현상이 이어지면서 기준 금리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

이 총재는 지난 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그간 물가가 계속 올랐지만 (최근에는)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2월 물가 상승률이 4.8%로 떨어졌고 3월이후에는 4.5% 이하로 내려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최근까지 이달 물가 전망과 관련해 구체적인 기준점은 언급하지 않고 '상당 폭 낮아질 것' 또는 '4%대'라고만 표현했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3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3월부턴 물가 상승률이 4%대로 낮아지고 그 추세가 계속돼 올해 말에는 3%대 초반으로 내려가는 경로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2월 소비자물가가 발표된 지난 6일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상당 폭'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 총재가 이달 물가에 대해 4.5%라는 구체적 기준점을 제시한 것은 2월부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에 진입하면서 물가 둔화에 대한 확신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2%로 전월(5.0%)보다 올랐지만, 2월에는 4.8%로 상당 폭 떨어졌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물가가 연초까지는 한은이 예측한 경로대로 흐르고 있지만, 오는 4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은의 고민은 여전히 깊다. 미국의 추가 긴축 우려가 커짐과 동시에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물가 둔화 신호에도 쉽사리 동결을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에서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물가 상승률과 고용 지표가 나오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연준·Fed) 이달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렸다.

미국의 긴축 기조가 다시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에 원·달러 환율도 크게 올랐다. 2월 초까지 1220원이던 환율은 같은 달 27일 3개월 만에 1320원대를 돌파했다. 이달 초 '빅스텝' 우려를 일부 해소하는 일부 연준 인사의 발언이 나오면서 환율은 1290원대(7일 1299.4원 마감)로 다소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도 문제다. 연준이 3월 기준금리(현재 4.5~4.75%)를 0.25%p 올려도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기존 최대치인 1.50%p에 달하게 된다. 빅스텝을 단행하면 사상 최대치인 1.75%p에 달할 전망이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커질수록 외국인의 자금 이탈 속도는 빨리지고 원화 가치는 더욱 떨어질 수 있다.

이 총재는 "기계적으로 한미 금리 격차와 환율이 연관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금리격차가 너무 커지면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기준금리 격차가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을 점검하면서 통화 정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커서 파월 의장 발언과 이번 주말에 나올 미국 고용 지표, 다음 주 미국 물가 지표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