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5·18계엄군의 고백…"광주역서 대검으로 시민 찔렀다"

14일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사죄와 증언

 

5·18민주화운동 공법단체와 특전사동지회가 가진 '대국민 선포식'이 43년간 묻혀 온 계엄군의 진실 고백과 사죄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고 있다.

광주시민을 총칼로 억압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한 계엄군이 변화된 사회적 분위기에 당사자를 직접 만나 사죄하기로 했다.

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계엄군 A씨는 1980년 5월20일 밤 당시 3공수여단 소속 중사로 광주 진압작전에 투입됐다.

A씨는 최근 5·18부상자회와 공로자회에 접촉해 '광주역 부근에서 대검을 이용해 누군가의 엉덩이를 찔렀다며 이때 상처 입은 부상자를 만나서 사죄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특히 그는 14일 광주를 직접 방문해 자신의 얼굴을 공개, 광주시민들에게 계엄군으로서 사죄하고 당시 진실을 고백하는 증언식을 열 계획이다.

A씨는 "평소에도 피해자를 찾고싶고 진상규명에 협조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했는데 사회분위기가 그렇지 못했다"며 "지난달 대국민 선포식 이후 용서 받고 화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돼 용기를 냈다. 나를 계기로 계속해서 진실고백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A씨의 의사를 받아들인 부상자회는 계엄군과 피해 시민이 직접 만나 사죄할 수 있도록 당시 피해자를 수소문하기로 했다.

공법단체가 피해 당사자를 찾을 경우 14일 5·18 피해-가해 당사자가 직접 만나 사죄, 용서하는 장이 처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황일봉 부상자회장은 "5·18진상규명을 위한 첫번째 발걸음을 내딛고자 한다"며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5월20일 대검으로 엉덩이를 찔린 당사자이거나, 주변에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분을 알고 있다면 중앙회사무실로 연락달라"고 호소했다.

공법단체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와 공로자회가 지난 2월19일 오전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와 함께 '포용과 화해와 감사' 대국민 공동 선언식을 진행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3.2.19/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앞서 지난 2월 19일 공법단체 5·18민주화운동 부상자·공로자회는 대한민국특전사동지회와 국립 5·18민주묘지에 참배한 뒤 '포용과 화해와 감사, 대국민 공동선언식'을 개최했다. 43년 만에 처음으로 개최된 5·18 당사자간의 행사였다.

이 공동선언식은 1980년 5월 광주진압작전의 핵심 지휘관인 고 김완배 준장(5·18 당시 3공수여단 12대대장)의 유언을 계기로 시작됐다.

김 준장은 생전에 "광주의 명예를 회복시켜라. 당시 사람들은 빨갱이나 폭도가 아니다. 그리고 특전사의 명예도 지켜줘라. (그러기 위해)광주에 있는 시민단체와 만나볼 방법을 찾고 실행에 옮겨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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