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바흐무트 사수 결의…'지옥' 같은 전황에 이미 후퇴 조짐도

 

전선 곳곳서 철수 움직임…"전략적 후퇴" 평가도
러시아는 분열 조짐…프리고진 "배신이냐" 비난

 

우크라이나가 계속되는 러시아군 공세로 수세에 몰린 바흐무트를 끝까지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의 피해가 막심해 퇴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러시아군이 포격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6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군 지도부와 회의 결과 모두 바흐무트에서 철수하지 않고 계속 싸우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반대 의견은 없었다. 나는 사령관에게 바흐무트에 있는 우리 병사들을 도울 적절한 병력을 찾으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또 우크라이나 측은 미국에 드론으로 투하할 수 있는 집속탄 제공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속탄은 한 개의 탄 안에 수백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간 포탄으로 정밀 타격 무기보다 더 많은 사상자를 내 비인도적인 무기로 분류된다.

동부 도네츠크주(州)의 도시 바흐무트는 지난 1년동안 지속된 전쟁 중 가장 치열한 전선으로 꼽힌다. 최근 수개월간 대부분의 전선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이 3면을 포위하는 등 우크라이나가 불리한 상황이다.

이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이 철수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바흐무트 사수 의지를 밝힌 것이다. 특히 전략적인 가치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고 양측 사상자 규모가 커 우크라이나 측에서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AFP는 일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이미 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흐무트 일대에 배치된 일부 우크라이나 병력은 AFP에 러시아가 바흐무트를 점령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일부 부대는 후퇴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의 집중 포격으로 바흐무트는 폐허로 변했고 계속되는 포격으로 주민 4500여명이 아직 대피하지 못했다.

바흐무트에서 10㎞ 떨어진 차시브 야르에서 전차를 수리하던 한 우크라이나 군인은 "바흐무트는 함락될 것이다"며 "우리는 거의 포위됐고 군인들은 조금씩 후퇴 중이다"고 AFP에 말했다.

영국 국방부 산하 정보국(DI)는 지난 4일 우크라이나 전황 업데이트에서 외부로 연결되는 다리 등 마지막 남은 주요 보급로가 파괴됐다고 전했다.

바흐무트의 우크라이나군 사령관 볼로디미르 나자렌코는 현지 언론 키이우24에 바흐무트의 상황이 "지옥"과 같다면서도 우크라이나군이 전선을 안정화시키고 러시아군이 여전히 외곽에 있다고 말했다.

후퇴가 전력을 가다듬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군사 싱크탱크인 스터디오브워는 "우크라이나군은 바흐무트에서 제한적인 전술적 철수를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 완전한 철수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의도를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믹 라이언 전 호주국방대학(ADC) 사령관은 CNN에 "우크라이나군 이후의 전투에 대한 병력 보존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며 "바흐무트 철수가 재앙의 전조라기보다는 일상적인 전술로 취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러시아 측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용병집단 와그너그룹과 러시아 정규군 사이 갈등도 심화하고 있다.

와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지난 5일 러시아가 약속한 탄약을 받지 못했다며 "그저 평범한 관료주의인가, 아니면 배신인가"라고 비난했다. 또 지난 6일에는 러시아군의 군사 작전 본부에 와그너그룹 대표 출입이 금지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와그너그룹은 러시아 교도소에서 5만명을 모집해 바흐무트에 투입하는 등 '인해전술'을 펼쳐 승기를 잡았지만 훈련도 제대로 안 된 이들을 무자비하게 투입해 인명피해 역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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