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면세점 소매 판매 역대 최대 감소율…전월 대비 46.7%↓

송객수수료 감소로 주 고객 '따이궁' 방문 줄어든 영향
"중국 리오프닝 이익, 중국 면세점만 누릴까 우려"

 

 1월 면세점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46.7% 감소하며 역대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업계는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을 상대로 한 송객수수료 감소를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라 면세점 업황이 나아지리라 전망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면세점 확장으로 한국 면세점이 충분한 이익을 누리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통계청의 '2023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면세점의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월 대비 46.7%가 감소했다.

면세점 소매판매액 지수를 산출해 공개한 기점인 2010년 1월 이래 역대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이다.

다른 소매 업태들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극명하다. 백화점(3.2%), 대형마트(-2%), 승용차·연료 소매점(0.5%), 전문 소매점(7%), 무점포 소매(1%) 등 대형마트를 제외한 대부분은 지수가 소폭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면세점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업태"라며 "중국에서 내수가 좋지 않았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중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전 분기 3.9%를 하회한 수치다.

중국의 지난해 전체 GDP 성장률은 3%로 정부 목표 5.5%를 크게 밑돌았다.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기록한 2.2%를 제외하면 197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면세업계에서는 송객수수료가 줄면서 따이궁의 면세점 방문이 감소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송객수수료란 면세점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구매를 알선한 여행사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면세품을 소규모로 거래하는 따이궁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를 의미한다.

면세업계 관계자 A씨는 "코로나19 기간 관광객이 없다 보니 구매를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따이궁밖에 없었다"며 "따이궁들이 한국에 오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면세점들끼리 경쟁도 있다 보니 송객수수료가 점점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송객수수료가 너무 높아지다 보니 줄여 나가는 과정에 있다"며 "따이궁들은 송객수수료를 더 안 주면 안 사겠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 역시 송객수수료를 줄이도록 면세업계에 요구했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지난해 12월 "과도한 송객수수료 지급은 면세점 간 출혈경쟁을 유발해 면세산업의 수익성과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한국 면세산업의 브랜드 이미지도 크게 훼손시킨다"고 지적했다.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에서 한 여행객이 통화를 하고 있다.2023.2.1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면세업계는 중국 리오프닝에 기대를 걸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 B씨는 "중국과 한국의 관계 개선이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중국이 한국행 단체 관광을 허용했으면 좋겠다"며 "5월에는 중국 단체 관광객이 노동절을 맞아 다수가 한국에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중국의 위축됐던 소비 심리가 살아난다면 중국인이 주 고객인 면세점도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신규 입찰에 참여하면서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업은 관계 산업이라 여행이나 숙박, 음식업 등 다른 사업과도 연결돼있다"며 "중국 여행사가 여행객들이 중국 면세점에만 들어가게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면세점이 자회사로 여행사를 만들어 운영할 수도 있다"며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이익을 중국 기업이 모두 누리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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