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인수전' 승기는 일단 하이브에 …카카오 어쩌나

 

이수만 '가처분신청' 인용…'SM 지분' 하이브 15.78% vs 카카오 0%
주총까지 의결권 경쟁 계속될듯…카카오 전략·금감원 조사 등 변수

 

SM엔터테인먼트(041510; 이하 에스엠) 경영권을 둘러싼 하이브와 카카오의 지분경쟁이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의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으로 분수령을 맞았다. 이 전 총괄과 손잡은 하이브가 명백한 우위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달 말 에스엠 주주총회까지 신경전이 격화할 가능성도 동시에 제기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은 전날(3일) 이 전 총괄 측이 에스엠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은 에스엠 경영진이 카카오에 신주·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한 것이 '경영상의 목적'에 충분히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에스엠 경영진으로부터 9.05% 지분을 매입해 2대 주주로 올라서려고 했던 카카오의 계획은 무산됐다.

판세는 에스엠 '최대주주' 하이브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하이브는 앞서 이 전 총괄로부터 지분 14.8%, 갤럭시아에스엠으로부터 0.98%를 매입해 총 15.78% 지분을 확보했다. 여기에 이 전 총괄에게 남은 지분 3.65%를 더하면 사실상 19.43%를 가진 셈이 된다.

여기에 하이브가 지난달 진행한 소액주주 지분 공개매수 결과도 더해질 예정이다. 에스엠 주가가 공개매수가격 12만원을 넘어선 만큼 하이브의 목표였던 에스엠 총발행주식수 25% 매입은 실패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하이브는 숨통을 트게 됐다.

지분 인수전의 최종 목적지는 오는 31일 열리는 에스엠 주주총회다. 사내·외 이사 4명을 선임하는데 하이브는 경영권을 확보하고 이사회를 안정적으로 장악하기 위해 '표대결'을 위한 안정적인 지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에스엠 측은 총 9명, 하이브 측은 6명의 후보를 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나머지 에스엠 지분은 KB자산운용이 5.12%, 국민연금이 4.32%, 컴투스가 4.2%를 각각 확보하고 있으며 소액주주가 60% 넘는 지분을 갖고 있다. 주주명부는 지난해 말 폐쇄돼 하이브는 이 전 총괄로부터 위임받은 의결권을 가진 게 전부고 카카오는 의결권이 없다. 이에 양사가 소액 주주를 상대로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호소전을 펼치고 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전날 공개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에스엠 지분 확보 여부는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며 "주주총회가 가장 중요하다. 주총에서 실제로 지지를 얻어야 저희가 원하는 이사회가 구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브는 가처분 결과 직후 입장문을 통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에스엠이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고 주주 및 구성원, 아티스트 권익을 최우선시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 2023.2.1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카카오의 향후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미 하이브와의 지분 격차가 큰 만큼 뒤늦게 자금을 풀어 공개매수전에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다만 이 전 총괄에 대항해 여론전을 지속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거나 혹은 입장을 전면 전환해 하이브와 극적으로 손잡을 가능성 등 모두 열려있다. 카카오는 가처분 결정이 나온 뒤 "내부 논의를 거쳐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분쟁의 불씨는 당분간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이브는 공개매수가 진행중이던 지난 16일 IBK투자증권 지점을 통해 에스엠 총 발행주식수의 2.9%가 거래된 사실에 대해 금감원 조사를 요청했다. 특정세력이 에스엠 주가를 끌어올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했다는 주장이다.

매수 주체는 '기타법인'으로 돼있으나 <뉴스1> 취재 결과 매수 주문 계좌는 헬리오스 유한으로 확인됐다. 카카오가 투자 이력이 있는 헬리오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기업명이 유사해 카카오측 우군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금감원은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최대한 빠르게 조사를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위법 여지가 있는 수단이 동원됐다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위법을 통한 경제적 이익 취득이 성사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공정 거래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면 사안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심의를 생략하는 '패스트트랙' 제도를 통해 바로 남부지검으로 이첩될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 조사 결과가 에스엠 주주총회 전까지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더구나 위법 혐의 적발시에도 법원 판결을 거쳐 형이 집행되기까지는 상당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이 원장의 '경고성 발언'이 주총에서 기관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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