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살이·1년 살이 유행'이지만…제주도민은 '소멸' 위험

 

[소멸은 없다] 지난해 출생아수 3600명 역대 최저…2년 연속 '자연감소'
고령인구 늘면서 읍면동 43곳 중 20곳 '인구소멸' 경고등 켜져

 

◇아기 울음소리 '뚝'…출생아수 7년새 2000명 줄어

'한 달 살이, 1년 살이'가 유행인 곳, 늘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 제주에서도 인구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

인구가 매년 늘었지만 출생아수가 사망자수보다 적은 '인구 자연감소' 현상은 이어지고 있고, 한해 1만명 이상이던 유입인구가 둔화되면서 '인구소멸'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제주지역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 0.92명으로, 전년(2021년 0.95명)보다 0.3명 감소했다. 제주지역 합계출산율은 2012년 1.6명에서 지속 감소하고 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를 의미한다.

지난해 제주지역 출생아수도 3600명으로 전년(2021년 3728명)보다 128명 줄었다. 2015년 제주지역 출생아수 5600명과 비교하면 7년새 2000명이 감소한 것이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수를 가리키는 조출생률은 5.3명으로 전년(2021년 5.6명)보다 0.3명 감소했다.

지난해 제주지역 합계출산율과 출생아수와 조출산율 모두 역대 최저다.

반면 사망자수는 늘었다. 지난해 제주지역 사망자수는 4803명으로 전년(2021년 4229명)보다 574명 증가했다.

이처럼 출생아는 줄고, 사망자는 늘면서 제주인구는 1203명이 자연 감소했다.

제주에서는 2021년 출생아수가 사망자수보다 501명 적어 처음으로 인구 자연감소가 발생했는데, 지난해 자연감소 폭이 2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그동안 제주인구 증가세를 견인했던 유입인구도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

제주지역 전입 인구에서 전출 인구를 뺀 순유입 인구는 2016년 1만4632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해는 3148명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해 12월 100명(전출 6917명·전입 6817명), 올해 1월 595명(전출 8796명·전입 8201명) 순유출 되면서 2개월 연속 전출인구가 전입인구보다 많아 인구절벽에 대한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통계청 주민등록인구현황(등록 외국인 제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제주인구 67만8159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1만5768명으로 17.1%를 차지했다. 노인인구 비중은 전년(16.3%)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제주지역 한 노인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뉴스1 DB


◇빨리 늙어가는 제주…초고령사회 진입 코앞


고령화도 심화하고 있다.

통계청 주민등록인구현황(등록 외국인 제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제주인구 67만8159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1만5768명으로 17.1%를 차지했다. 노인인구 비중은 전년(16.3%)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행정시별 노인인구비중은 서귀포시가 20.8%, 제주시가 15.7%다.

2021년부터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서귀포시지역은 고령화 정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읍면동별 노인인구비중은 추자면이 38.7%로, 가장 많았다. 추자면은 전체 인구 1574명 중 노인인구가 609명에 달했다. 일도1동도 31%로, 노인인구비중이 30%가 넘었다.

이어 중앙동 29%, 한경면 27.8%, 구좌읍 27%, 우도면 26.8%, 송산동 26.6%, 성산읍 26.3%, 남원읍 26%, 효돈동 25.7%, 영천동 25.7%, 정방동 25.4%, 예래동 25.4%, 천지동 25.3% 순으로 분석됐다.

이밖에도 노인인구비중이 초고령사회 기준인 20%가 넘는 지역은 표선면(23.9%), 건입동(23.6%), 한림읍(23%), 용담1동(22.7%), 용담2동(22%), 삼도2동(21.6%), 안덕면(21.5%), 대정읍(20.8%), 삼도1동(20.6%)까지 모두 23곳이다. 전체 43개 읍면동의 53.5%에 달했다.

노인인구비중이 20%가 넘는 지역은 2020년 20곳에서 2021년 22곳, 2022년 23곳 등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제주지역 읍면동 43곳 가운데 20곳은 인구소멸지수가 0.5미만으로 '인구소멸위험지역'에 진입했다. 특히 제주시 추자면은 인구소멸지수가 0.12로 인구소멸 고위험지역에 해당한다. 제주시 추자면 대서리 봉글레산에서 바라본 추자도 전경. (독자 제공) 2018.02.06./뉴스1 © News1 DB


◇읍면동 43곳 중 20곳 '인구소멸위험지역' 진입


출생률은 감소하고, 고령인구는 늘면서 제주 43개 읍면동 가운데 절반은 인구소멸위험지역에 진입했다.

제주도의회가 최근 발표한 '제주 15분 도시 검토보고'에 따르면 제주지역 읍면동별 소멸위험지수를 보면 이미 소멸위험에 진입한 곳은 20곳에 이르고 있다.

소멸위험지수는 만 20~39세 여성 인구를 만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수치다. 이 지수가 0.2~0.5는 소멸 위험, 0.2 미만은 소멸 고위험 지역에 해당한다.

도내 43개 읍면동 가운데 인구소멸지수가 가장 심각한 곳은 추자면으로, 0.12에 불과하다.

추자면 이외에도 인구소멸 위험지역에 해당하는 곳은 일도1동(0.24), 중앙동(0.27), 한경면(0.29), 우도면(0.30), 성산읍(0.31), 구좌읍(0.32), 남원읍(0.32), 정방동(0.32)이다.

또 송산동(0.34), 천지동(0.37), 표선면(0,37), 효돈동(0.38), 한림읍(0.39), 대정읍(0.42), 건입동(0.44), 용담1동(0.44), 예래동 (0.45), 안덕면(0.47), 용담2동(0.48)도 인구소멸위험지역에 해당한다.

이처럼 제주는 인구증가 속에서도 각종 지표가 악화되면서 인구절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절벽은 지역 내 성장동력을 떨어트리고 지방 소멸의 위기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제주에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각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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