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만 1만4000여채…한달 새 3000명 가까운 인구 줄어든 이곳

[소멸은 없다] 교육·일자리 찾아 도시로 떠나는 청년 연간 1만 넘어
23개 시·군 중 18곳 '인구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

 

 경북의 인구가 가파르게 줄고 있다.


28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60만492명이던 인구가 올해 1월 259만7527명으로 한달 새 무려 3000명 가까이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2035년에는 256만명대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더 많은 인구 자연감소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해의 경우 사망자는 2만5350명인데 비해 출생아 수는 1만548명에 그쳤다.

자연감소와 함께 대도시로 빠져나가는 청년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경북으로 전입한 청년 수는 10만8833명, 전출한 청년 수는 12만616명이다. 1년간 청년 1만1783명이 고향을 떠난 것이다.

올들어 1월 한달 동안에만 청년 555명이 빠져나갔다.

9~24세 청소년과 19~39세 청년층이 이동한 가장 큰 원인은 교육과 일자리 때문이다.

통계청의 국내 인구 이동 통계를 분석 결과를 보면 경북의 인구 순유출 이유는 직업, 교육, 가족, 주가환경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경북지역 청년들의 전입·전출지는 일자리와 교육 환경이 더 나은 서울, 경기, 충남, 대구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유출 인구 중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은 것도 문제다.

성비 불균형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인구구조 왜곡이 더 심화될 수 있다.

인구 유출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빈 집 수에서 나타난다.

현재 경북지역의 빈 집 수는 1만4000여채로 전국 5채 중 1채에 이른다.

인구 자연감소와 젊은층의 유출로 경북은 벌써 고령사회로 진입한 상태다.

올해 1월 연령별 인구 분포는 2세 미만 영아가 3만5640명, 3~6세 유아 6만5697명, 7~12세 초등생 13만156명, 9~24세 청소년 36만8955명, 19~39세 청년 54만9054명, 65세 이상 고령층 62만425명이다. 15~64세의 생산가능 인구는 170만2809명으로 전체(259만7527명)의 65.5%에 그친다.

고령인구 비중은 2017년 18.4%(49만명)에서 2035년 36.1%(92만명)로 2배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1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4회 대구 베이비&키즈 페어'를 찾은 관람객들이 출산과 산후조리와 관련한 상담을 하고 있다. 이 박람회는 결혼·출산·육아 지원정책과 임신·출산, 영유아 교육 분야의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2022.9.15/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경북의 인구는 도시에 집중돼 있다.

23개 시·군 중 79.8%가 포항시, 구미시, 경산시, 경주시에 거주한다.

그러나 이들 도시 역시 인구 감소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포항시의 인구는 지난해 7352명, 구미시는 4417명 각각 줄었다.

농촌지역에서 중소도시로, 중소도시에서 대도시로 이동하는 것이다.

인구 감소는 경제 위축으로 이어져 포항시의 경우 2020년 18조원인 GRDP(지역내총생산)가 매년 5% 가량 줄어들고 있으며 27조원 규모인 구미시도 마찬가지다.

대기업이 수도권 등지로 떠난 바람에 일자리가 없어지고 생산량이 계속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시지역의 경제생산활동 축소가 결국 인구 감소의 원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 특별추계 자료를 보면 경북의 인구는 2025년 262만명, 2030년 259만명, 2035년 256만명으로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2035년에는 고령인구가 92만명으로 전체의 36.1%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인구소멸지수(2020년 기준)를 인용해 분석한 자료를 보면 경북 23개 시·군 중 78%인 18곳이 '인구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돼 전국 광역 지자체 중 가장 많다.

이 중 군위군(소멸위험지수 0.133), 의성군 0.135, 청송군 0.155, 영양군 0.158, 영덕군 0.17, 청도군 0.162, 봉화군 0.159 7곳은 '고위험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또 경주시(0.43), 김천시(0.433), 안동시(0.391), 영주시(0.295), 영천시 0.303), 상주시(0.236), 문경시(0.255), 고령군(0.225), 성주군(0.221), 예천군(0.278), 울진군(0.286) 등 11곳은 '위험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소멸위험지수'는 20~39세 여성인구 수를 65세 이상 인구 수로 나눈 값이다.

지수가 0.5 이하이면 '인구소멸위험지역'으로 간주되며, 지수가 낮을수록 위험도가 더 높다.

경북에서 인구소멸위험이 가장 높은 군위군의 인구(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현황)는 2만3345명, 두번째로 높은 의성군은 5만1895명에 불과하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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