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내실 챙긴 쿠팡, 이커머스 넘어 이마트·롯데와 '본격 경쟁'

 

온라인 넘어 오프라인 '전통 유통강자'와 3자구도 구축 나서
올해 연간 흑자·매출 30조원선 돌파 여부 주목


지난해 역대 최대 연매출에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성장은 물론 내실도 챙긴 쿠팡이 올해 '이커머스'를 넘어 전체 유통시장을 놓고 본격 경쟁에 돌입한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경쟁을 통해 '전통 유통강자'인 이마트·신세계, 롯데쇼핑과 '3자 구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국내 유통시장 2026년 700조원 예상…3개사 점유율 12% 불과

1일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전년대비 26% 늘어난 26조591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적자는 1447억원(1억1201만달러)으로 전년대비 92%, 순손실은 1189억원(9204만달러)으로 전년대비 93% 각각 줄이며 수익성을 개선했다.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낸 영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시장은 4660억달러(약 602조원)로 분석됐다. 유로모니터는 한국 유통시장이 2026년엔 5470억달러 규모로 700조원선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실적 기준 쿠팡의 유통 비즈니스에 대응하는 주요 유통기업을 분석한 결과 이마트·신세계 유통그룹, 롯데쇼핑 포함 3개 유통그룹이 매출 기준 유통시장 '톱3'를 차지했다.

전체 유통시장에서 시장점유율 비중을 보면 1위 이마트·신세계(5.1%)에 이어 쿠팡(4.4%), 롯데(2.5%) 순이다.

이마트·신세계는 할인점·트레이더스·전문점·편의점·슈퍼·이커머스(SSG닷컴·G마켓)·백화점(연결 자회사 제외)·홈쇼핑, 롯데는 할인점·전문점·슈퍼·이커머스(롯데온)·백화점·홈쇼핑 부문을 각각 합산한 것이다.

3개사 합산 시장점유율은 12%에 그친다. 쿠팡은 시장점유율이 낮은 만큼 향후 유통시장의 성장 여지도 높다고 분석한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더 다양한 상품군을 제공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고객 참여와 충성도를 이끌어낼 중요 동인"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성장과 수익성 증대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쿠팡은 전체 60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유통시장에서 이제 출발대에 섰다"며 "국내 유통환경 특성상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오프라인 유통파워가 견고한데다 이마트, 롯데 등이 대대적으로 자동화 물류·멤버십 투자에 나서는 만큼 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쿠세권 확대·이마트 대형 PP 설립·롯데 그로서리 투자 '본격 경쟁'

쿠팡은 지난해 '연간 흑자'는 달성하지 못했다. 이마트·신세계, 롯데는 지난해 3000억~4000억원대 연간 흑자를 낸 만큼 수익성 개선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쿠팡은 이에 자동화 물류 인프라를 확대해 배송 효율을 높이고 소비자 접점을 높이는 '쿠세권'(쿠팡 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2024년까지 광주, 대전 등에 추가 물류센터도 준공한다.

이마트도 2025년까지 대형 PP(Picking&Packing)센터를 70개 이상 만들 예정이다. 자동화 물류 시설을 각 점포 거점에 도입해 배송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롯데는 영국 그로서리 플랫폼 기업 '오카도'와 협업해 새벽배송 시장에 총 1조원을 투자한다. 2025년 신선식품 자동화 물류센터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6개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유통 3사 간 고객을 서비스에 록인(lock-in)하기 위한 유료 멤버십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쿠팡은 월 4990원인 와우 멤버십 회원 수가 지난해 말 기준 1100만명으로 처음 1000만명을 돌파했고 상품군 확대를 통해 회원을 더 늘릴 계획이다.

유통업계에선 이른바 '신세계 유니버스'로 불리는 이마트·신세계 통합 유료 멤버십(7월 출시 예정)에 주목하고 있다. 멤버십 모집 회원 목표는 약 400만명으로 추정된다.

롯데는 4000만 회원을 보유한 '엘포인트 멤버스'와 롯데호텔 멤버십 '롯데호텔 리워즈' 적립 및 사용혜택 강화, 롯데홈쇼핑 MZ세대 전용 유료 멤버십 '와이클럽' 등을 통해 멤버십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장기적 조정 EBITDA(상각전 영업이익) 목표를 10%이상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이는 영업활동만으로 번 실제 사업의 순수 현금흐름을 보는 지표다.

일단 시장은 우호적 분위기다. 9일(현지시간) 영국계 글로벌 투자은행(IB) 바클레이즈는 쿠팡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비중 확대' 의견을 냈다. 올해 쿠팡의 연간 매출은 243억달러(약 31조원)로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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