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난 해결에 직접 나서 "근본적 변혁" 외친 김정은…위기일까 고비일까

2일 회의에서 '결론'…구체적 '혁신 혹은 대처 방안' 내용은 미공개
"몇 년 안에 변혁" 강조했지만…현황 정확히 파악 안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농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집한 당 전원회의에서 몇 년 안에 농업 생산에서 근본적인 변혁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대책을 마련했는지 등 내부 사정을 추측할 수 있는 내용은 여전히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2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 주재로 지난 26일 개막한 전원회의의 2일 차 회의가 27일에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첫째 날 회의에서 지난해 추진한 '새 시대 농촌혁명강령' 관련 사업에 대한 결산을 진행했고, 둘째 날 곧바로 김 총비서의 '결론'을 내놨다.

김 총비서는 '결론'에서 "올해 알곡 생산 목표를 성과적으로 점령하며 가까운 몇 해 안에 농업 생산에서 근본적 변혁을 일으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농업 발전 토대를 축성할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당장 올해뿐 아니라 향후 '몇 년' 간 이행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다는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김 총비서의 '결론'을 두고 "농촌 진흥의 변혁적인 투쟁 방략들이 집대성됐다", "새 시대 농촌 혁명 강령 실현의 획기적인 진일보를 담보하는 행동 지침이다"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김 총비서가 어떤 해법과 계획을 제시했는지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회의에서는 또 당 비서들이 "당의 새로운 농촌 발전 전략 실행 과정에 해당 부문과 단위들에서 나타난 편향들과 원인, 교훈들을 분석하고 대책적 문제들을 제기"했지만 북한은 이 내용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처럼 2일 차 회의까지도 북한이 내용을 거의 공개를 하지 않으면서 북한의 내부 사정에 대해서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북한에 아사자가 발생할 정도로 식량난이 극심하고 이로 인한 탈북 우려까지 내부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첩보'가 흘러나오고 있다. 

북한도 이례적으로 '농업 문제'를 핵심 주제로, 그것도 '연말 전원회의'(작년 12월26~31일) 이후 2개월 만에 다시 당의 핵심 의사결정기구인 전원회의를 소집한 데다 최소 사흘 이상 회의를 진행하는 등 현재 식량 상황을 상당히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김 총비서가 '결론'에서 '과학적인 전망목표들', '실현 가능성이 철저히 담보된 방도'를 '강력한 영도체계와 인민의 단결'을 통해 찾아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식량 상황의 심각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농업 문제가 개인의 영도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 아래 전 국가적으로 실질적인 해법을 찾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문은 이같은 정황과 달리 이날도 회의를 주재하는 김 총비서가 웃고 있는 사진을 게재하면서 표면적으로는 위기에 잘 대응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북한 경제를 총괄하는 김덕훈 내각총리도 최근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16일)을 기념해 열린 체육경기에서 마치 여가를 즐기는 듯한 밝은 모습을 여과 없이 노출했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은 이달에만 평양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 강동온실농장,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주택) 건설 착공식을 연이어 진행하면서 대규모 건설도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식량 사정 등 경제 분야의 '약점'을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안팎에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실적으로 특단의 대책을 내놓기가 어렵다는 이유도 있어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북한 식량난과 농촌 문제의 핵심은 인프라에 있다"면서 "농업 현대화와 영농 기술의 도입, 기자재 투입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이상 급격한 발전은 난망하다"라고 지적했다.

전원회의는 이날 열리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3일 차 회의에서 결정서를 채택한 뒤 폐막할 것으로 보인다. 3월1일 보도에서 자세한 내용이 공개될 수도 있지만 북한이 결론 역시 간략하게 언급하고 말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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