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식량난' 어느 정도?…양 부족보다 '공급 차질'에 방점 분석도

'대북 소식통' 첩보는 있지만 당국 차원에서 구체적 확인은 선명하지 않아

북한 식량 정책에 따른 분배상 문제도…北, 곧 '농업' 안건으로 전원회 개최

 

최근 북한의 식량 상황에 대한 '첩보'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공식 확인은 되지 않고 있어 북한의 실제 상황에 대한 주목도가 24일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식량이 예년에 비해 줄어든 건 맞지만 아직 대규모 아사자가 속출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북한은 작년 수확량이 저조로 인해 올해 식량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국경이 통제되면서 식량난 문제도 누적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 매체들은 대북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 개성에서 하루 수십명씩 아사자가 발생했으며 군인에 대한 식량 배급량도 하루 620g에서 580g으로 40g가량 축소됐고, 북한 상급 부대에선 식량난으로 인한 주민들의 연쇄 탈북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는 보도를 연이어 내고 있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런 보도 내용들을 확인하고 있지는 않지만, 북한의 식량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판단은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 19일 북한에 "최근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심각한 식량난"이 있다며 식량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다만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북한의 식량난에 대해 "아사자가 속출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북한의 지금 상황이 지난 1990년대 중반의 '고난의 행군' 수준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북한 내 식량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이 상황이 전국적인 수준인지 아닌지 등 세부적인 내용은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에서 아사자는 항상 발생해왔고 최근 북한 당국의 알곡생산 변화, 포전담당제 같은 정책으로 (아사자 발생) 빈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주민들이 대규모로 아사 위기일지는 더 파악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실제 대규모 아사자가 발생했다면 '일부 소식통'이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관련 이야기가 흘러나와야 한다"면서 "그런 상황까지는 아직 전개가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고, 전개가 됐다고 해도 수준은 미미하기 때문에 전국적인 상황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앞서 통일부 당국자도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식량 생산이 전보다는 많이 줄고 어려움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아직 연초이기 때문에 작년에 생산된 곡식들이 소진됐을 시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또 "작년 가을부터 북한이 식량 공급과 관련해 새로운 정책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의 절대량이 부족하기 보다는 분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해 북한의 현 상황이 절대적인 생산량 부족 문제라기보다는 당국의 정책 변화로 인한 '혼선' 때문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지난해 9월 당 정치국회의를 통해 양곡수매와 공급사업의 개선 의사를 밝혔는데 이후 당국이 개인의 곡물 거래에 대한 단속과 통제를 강화하면서 식량 유통 흐름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울러 북한은 지난 2021년 '연말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사회주의농촌건설 강령을 통해 알곡생산 구조를 옥수수가 아닌 쌀과 밀 중심으로 전환했는데, 이 전환 과정이 수월하지 못해 식량 생산량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밀과 보리는 농약 비료를 덜 써도 되고 기계화가 가능해 식량난을 타파하기 위해 당국이 추진한 것"이라며 "문제는 북한의 기후가 밀 보리 생산에 적합하지 않은데 준비도 없이 실시하면서 후유증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이러한 북한의 정책 변화로 인한 전국 각지의 '불만'이 높아진 상황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새해 국정 기조를 정하는 노동당 전원회의를 연지 불과 두 달여만인 이달 하순에 '농업 문제'만 별도로 논의하기 위해 추가 전원회의 개최를 예고한 상태다. 북한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회의 결과를 공개할지는 미지수지만, 이번 회의의 결과에 따라 북한의 현 상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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