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수장에 '검찰 출신' 임명…정순신 앞에 놓인 세가지 과제는

경찰 수사 총 지휘…청장 견제·내부 반발 불식할까

수사권 조정 핵심 '권력수사'…국수본 역량 입증 관심

 

경찰 수사를 지휘하는 국가수사본부장에 정순신 변호사(57)가 임명되면서 경찰 조직 권력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정 본부장은 서열 1위 윤희근 경찰청장(55)과 견제 관계를 유지하며 2년간 전체 경찰 수사를 총괄하게 됐다.

검찰 출신 첫 경찰 지휘관으로서 내부 반발과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른 국수본 수사 정당성을 입증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경찰청은 2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정순신 변호사를 임명한다고 24일 밝혔다.

국수본부장은 전국 시·도 경찰의 모든 수사를 지휘하는 자리다. 경찰청장도 국가 재난에 준하는 상황을 제외하고는 국수본부장에게 개별 사건을 지휘할 수 없다.

국수본 탄생 배경을 알면 둘의 관계를 이해하기 쉽다. 국수본은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과 국가정보원의 보안수사권 이전으로 경찰권력이 비대해진다는 우려에 따라 탄생한 조직이다.

경찰이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고 1차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되자 경찰 업무를 국가·수사·자치경찰로 나누는 조직 개편이 뒤따랐다. 경찰청장은 국가경찰, 국수본부장은 수사사무만 담당하게 됐다.

출범 취지와 달리 그동안 국수본은 사실상 경찰청장 지휘 아래 놓여있다는 지적을 피하지는 못했다. 초대 남구준 본부장 역시 김창룡 당시 경찰청장의 경찰대 1년 후배로 출범부터 독립성 논란이 이어졌다.

반면 윤 청장과 신임 정 본부장은 편치만은 않은 관계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본부장이 검찰 출신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경찰 지휘관으로서 역할을 하며 실질적인 경찰청장 견제가 작동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경찰 내부의 곱지 않은 시선도 신임 정 본부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국수본부장은 검사 지휘 없이 단독으로 경찰 수사를 종결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다.

그러나 현 정부 출범 후 경찰 견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검찰 출신 정 본부장 임명으로 경찰 수사 지휘와 감독이 검찰 손 아래 놓인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 본부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27기 동기다. 합리적인 성향으로 조직 내 신임을 받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부장검사 등을 지낸 검찰 내 '특수통'이며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이었던 2011년 대검 부대변인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오는 27일부터 정 본부장이 이끄는 국수본은 '한국형 연방수사국'(FBI)으로서 검·경수사권 조정의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른다.

앞서 '남구준 국수본'은 권력형 비리 수사로 내세울 만한 성과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발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주요 사건에서는 주요 국회의원 5명 가운데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 1명을 강제 수사하는 데 그쳤다.

경찰청은 "이번 인사는 1차 수사기관으로 대부분의 수사를 경찰이 담당하게 됨에 따라 경험 있는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책임수사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을 중심으로 수사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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