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도지사. 간토 조선인 학살 "역사가가 풀 문제"…7년째 책임 회피

 

간토 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 푼다" 유언비어로 6000명 대학살
고이케 도지사, 2017년 이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추도문 안 보내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간토대지진(関東大震災) 조선인 학살 사건에 대해 "무엇이 명백한 사실이지는 역사가가 풀 문제"라고 말했다.


21일 아사히신문은 고이케 도지사가 학살 발생 유무에 대해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자신의 역사 인식을 명확히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 책임을 회피한 것이다.

이날 대표 질의에서 한 공산당의원은 도가 1972년에 발생한 '도쿄100년사(史)'에서 조선인 학살에 대해 "재해와는 별도의 인재"라고 뭉뚱그려 기재된 부분을 지적하며 도지사의 인식을 물었다.

고이케 도지사는 "여러 내용이 사실로 적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은 역사가에게 물어야 한다는 태도를 견지했다.

자민당 소속 고이케 도지사는 2016년까지지만 해도 전임 지사들과 마찬가지로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냈다.

하지만 도지사는 2017년부터 돌연 입장을 바꿨다. 추도문을 보내지 않고 조선인 학살 여부에 대해서도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2017년은 일본 정부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며 한일 통화 스와프 협상을 중단하고 주한 대사와 영사관장을 일시 귀국시키는 등 초강수 빗장 외교를 펼친 해였다.

고이케 도지사는 2017년 이후 조선인 학살 희생자의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내지 않는 데 대해 "막대한 재해와, 그에 따른 여러 사정으로 돌아가신 모든 분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고만 답했다.

간토대지진은 일제 강점기였던 1923년 9월1일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県)에서 발생한 7.8 규모의 지진을 말한다. 지난 6일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과 같은 크기다.

당시 일본에서는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와 약탈을 하며 일본인을 습격하고 있다"는 유언비어가 퍼져 재일(在日) 조선인 6000여 명이 무차별 학살당했다.

한편 고이케 도지사는 극우 우익단체 '일본회의' 일원으로 2005년에는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했다. 도지사 취임 후에는 도쿄 내 제2 한국학교 건립 부지 임대를 전면 백지화 시키기도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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