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ICBM 南 분석에 '반박 담화' 냈지만…"北 기술력 신뢰도 아직"

 

김여정, 대기권 재진입·연료 앰풀화·'기습발사'에 대해 조목조목 언급하며 기술력 과시
전문가 "北, 향후 협상 카드로 쓸 상품에 '흠집' 났다고 생각할 수 있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0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에 대한 한국 전문가들의 분석이 모두 틀렸다고 조롱했으나, 전문가들은 "북한의 주장을 모두 믿긴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오전 발표한 담화에서 지난 18일 발사한 ICBM '화성-15형'과 관련해 제기된 각종 분석에 대해 "하루 지켜보았는데 추측, 억측, 나름대로의 평가가 참으로 가관이 아닐 수 없다"라며 이를 반박하는 입장을 밝혔다.

김 부부장은 우리측 전문가의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으나 직책을 구체적으로 지칭하며 화성-15형 '기습발사'의 수준이 낮다는 지적과 '대기권 재진입 기술 부족' 등의 분석 등에 대해 반박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19일 보도에서 18일 발사된 '화성-15형'이 오전 8시에 하달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명령서'에 따른 것이며, 오후에 '기습발사'를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화성-15형 발사 시간을 18일 오후 5시22분쯤으로 파악했는데, 이를 두고 북한의 '기습발사' 역량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이에 대해 "할 짓이 그리도 없었는지 시곗바늘을 돌려보며 셈세기나 한 것"이라며 "명령서가 발령돼 발사까지 9시간22분이 걸렸다고 지지벌거리면서 우리 미사일 역량의 준비태세에 대해 어떻게 하나 평가저하해보려고 안간힘을 썼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진짜 생각이 못난 것들이여서인지 아니면 너무도 좁쌀같이 이렇게 저렇게 분석을 지내 많이 해보는 것들이여서인지 별의별 분석을 다 내놓는다"며 "그렇게 억지로라도 폄훼하고 평가를 굳혀놓으면 스스로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는지 모르겠다"라고 조롱성 비난을 가하기도 했다.

김 부부장이 겨낭한 분석은 북한의 ICBM 기술 수준이 명령 하달 후 9시간22분이 소요되는 수준일 가능성이 있고, 통상적인 ICBM의 주 임무라 할 수 있는 '제2격 능력'을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의 보고서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그는 우리 측에서 적용하는 '기습발사'의 개념 자체를 부정하고 나섰다. 김 부부장은 기습발사란 '유리하고 적중한 순간을 판단하여 기습적으로 발사하는 것'이며 "발사명령이 하달돼 발사까지 걸리는 시간을 나타내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는 김정은 총비서의 명령서에도 적시된 내용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북한은 "일기조건에 따르는 시정거리 관계와 공중정찰에 동원됐던 적 정찰기 7대가 다 내려앉은 15시30분부터 19시45분사이의 시간을 골라" 화성-15형을 발사한 것이라는 게 김 부부장의 주장이다. 한미의 감시자산을 피해 공격력의 효력을 높이기 위한 발사가 기습발사의 핵심이라는 취지로 보인다.

류 위원은 이같은 김 부부장의 비난에 대해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한 후 협상 테이블에서 비싼 값을 받고 팔고 싶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팩트 폭행'을 당했다거나 본인들의 상품에 흠집이 생겼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북한이 주장하는 기술력에는 의문이 남는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18일 오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훈련을 진행했다고 19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밝혔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김 부부장은 일본에서 포착된 화성-15형의 낙하 영상을 분석했을 때 미사일의 탄두부가 대기권 재진입에 실패한 것 같다는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의 평가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위원은 통상적으로 ICBM의 정상적인 발사 때는 낙하하는 발사체의 화염이 지속돼야 하는데, 일본에서 촬영된 영상 속 탄두부 추정 비행체는 낙하 도중 두어 개로 갈라지면서 잠시 일어난 불꽃이 이내 잠잠해진 것이 포착됐다고 분석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그러나 "몰상식한 것들이 사진을 보고도 탄두와 분리된 2계단 비행체도 가려보지 못하며 고각발사시에 탄두와 분리된 2계단 비행체의 거리가 당연히 가까워지게 되는 이치도 모르는 것 같다"라며 노골적인 비난·반박을 가했다. 포착된 영상 속 현상은 '정상적'이며 고각발사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취지다.

그러나 이춘근 위원은 "통상 2단도 올라가다 분리되거나 아니면 우주 공간에서 분리된다"라고 재반박하며 "세계적으로도 ICBM을 2~3번 시험발사 후 실전배치하는 나라가 없는데, 북한은 신뢰성 문제가 항상 제기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우리 군의 정보활동에 대해서도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그 무슨 특수한 수단과 방식으로 감시하고 있었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내용 설명은 군 정보자산 노출 가능성을 우려해 설명하기 곤란하다는 식의 변명으로 얼버무릴 것이 뻔하다"라고 주장했다. 우리 군이 제대로 된 '탐지'를 하지 못하면서 의도적으로 거짓 발표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 위원은 "우리 군이 전과 달리 북한 미사일의 사거리와 고도를 꼼꼼하게 발표하지 않는 이유는 북한이 우리의 발표를 듣고 자신들의 기술 수준을 추가로 분석하기 때문"이라며 "이젠 우리가 얘기를 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북한은 답답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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