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에 속도 내는 北…'정상 범주 벗어난 조치' 핵실험 주목도도 높아져

 

50여일 만에 올해 2·3번째 도발 연속 단행…담화로 적대 분위기 고취
'아사자 속출'에도 도발 강도·속도 높여…핵실험 명분 쌓기

 

북한이 연이은 무력도발과 경고 담화로 긴장을 빠르게 고조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7차 핵실험을 의미하는 듯한 발언까지 내놓으면서 북한에 올해에는 결국 핵실험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21일 제기된다. 

북한은 앞서 18일에는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하고 이틀 만인 20일엔 대남 전술핵무기인 '초대형방사포'(KN-25) 2발을 발사했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월1일 초대형 방사포 발사 이후 50여 일 가까이 잠잠하다가 올해 두 번째, 세 번째 무력도발을 짧은 시간 내에 연이어서 단행한 것이다.

특히 '화성-15형' 발사 이후 이에 대응한 한미의 연합훈련에 곧장 '초대형방사포'로 맞대응하는 등 거의 실시간으로 반응하며 도발 속도와 긴장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는 지난해 9~10월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해 보름간 1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복합적인 무력시위를 벌이며 핵 위협을 극대화했던 때와 비슷한 모습이다.

북한은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한 뒤 "적의 작전비행장 당 1문, 4발을 할당해둘 정도의 가공할 위력을 자랑하는 전술핵 공격수단"이라며 이미 한국 내 주요 비행장을 타깃으로 대남 전술핵무기인 방사포들을 실전 배치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무력도발과 함께 나오고 있는 위협·경고 담화도 군사적 긴장을 한층 높이고 있다. 북한은 이번 도발의 기점이 된 외무성 대변인 담화(17일)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하며 '전례 없는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19일과 20일에는 김여정 당 부부장이 담화로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을 운운하며 '매사 상응하고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경고했다.

담화로 먼저 경고를 던지고 이를 빌미로 실제 이행에 나서는 방식으로 위협을 끌어올리는 것인데, 종국에는 7차 핵실험 같은 더 큰 도발을 감행하기에 앞선 명분 쌓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특히 지난 17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 주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한 불만을 여러 차례 드러내면서 다소 '특이한 언급'을 내놨다.

외무성 대변인은 "만일 앞으로도 지금처럼 미국이 원하는 대로 끌려다니는 경우 항의로 '정상적인 군사 활동 범주 외에 추가적인 행동 조치'를 재고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서 '정상적 군사 활동 범주 외의 추가적 행동'이란 7차 핵실험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는데, 일각에서는 북한이 사실상 수용되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어 핵실험 단행의 명분을 쌓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김여정 부부장 역시 담화에서 "국제평화와 안전보장의 중대한 책임을 지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 실행 기구로 전락시키려는 미국의 강권과 전횡을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 된다"라며 앞선 외무성의 주장을 거들었다.

그러나 이런 북한의 언급은 실제로는 기술적 필요에 의해 핵실험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핵실험 단행의 이유를 외부의 불합리한 '적대 조치'로 돌리려는 포석을 둔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한 편이다.

기술적으로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전술핵무기'인 초대형방사포에 실제 핵을 탑재하려면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추가 핵실험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경제 사정이 핵실험 시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단은 경제와 국방을 '투 트랙'으로 분리해서 각자의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북한 내 아사자가 속출할 정도로 식량난이 심각한 상태로 판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은 먹거리 문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이달 하순으로 전격 개최를 예고한 당 전원회의 일정과 무관하게 대대적 무력도발을 단행하며 내치와 외치는 별개라는 입장을 부각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북한은 핵실험을 위한 물리적인 준비도 지난해부터 끝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 담화에서 마치 이를 예고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핵무력 강화의 당위성을 설파하며 적대 분위기를 쌓아가다가 국방력 과시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는 시점에 '공개적으로' 핵실험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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