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36시간 미만 '단시간 알바' 47만명↑…악화하는 고용의 질

정부, 취업자 수 늘었다지만…대부분 단기 일자리

20·40대는 취업자 수↓…"취업 지원 예산 늘려야"

 

올해는 '고용 한파'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고용의 질도 덩달아 악화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지난해 취업자 수가 이례적으로 크게 늘어 증가 폭이 줄었을 뿐 여전히 취업자는 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늘어난 일자리의 대부분은 '단기 일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취업자 수는 2736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1만1000명 늘었다.

이 중 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인 취업자는 616만8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47만명 증가했다.

반면 36시간 이상 일하는 취업자는 12만8000명 감소했다.

36시간이 단시간 근로자와 전일제 근로자를 나누는 일반적인 기준임을 감안하면 양질의 일자리는 줄고 임금이나 근무 환경 등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단기 일자리는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실제 36시간 미만 근무하는 단시간 근로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7월 전년 동월 대비 0.3% 감소한 뒤, 8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이 81만6000명으로 역대 세 번째로 높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증가 폭이 줄었을 뿐이지 취업자 수 자체는 늘었다는 입장이다.

또 10월에는 일주일 간의 조사기간 중 한글날 대체공휴일이 포함돼 주당 취업시간이 줄어든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취업자 수에 포함되는 일시 휴직자 증가분을 제외하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 증가분의 대부분이 단기 일자리인 셈이다. 게다가 10월을 제외하더라도 36시간 미만 취업자의 증가 추세는 부정하기 어렵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와 우리 경제에 '허리' 역할을 하는 40대의 취업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통계청이 지난 15일 발표한 '2023년 1월 고용동향'을 보면 60세 이상(40만명), 50대(10만7000명), 30대(1만7000명) 등에선 취업자 수가 증가했지만, 40대(-6만3000명), 20대(4만3000명) 등은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30대는 음식·숙박업이, 60세 이상은 보건·복지업이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했다"며 "20대는 운수·창고·배달 등에서 취업자가 많이 빠졌고 40대 취업자 감소는 제조업 부진에 따른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인구가 감소하는 비율에 비해 취업자 수 감소 비율이 덜하다는 설명이지만, 30대의 경우 인구는 10만6000명 감소한 반면 취업자 수는 늘어 설득력이 떨어진다.    

단시간 일자리 증가 및 20·40대의 취업 감소는 고용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의미인 만큼 적절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온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전문대학원 교수는 "단시간 일자리가 늘어나면 노동 빈곤층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15시간 미만 초단기 일자리도 늘어나고 있는데 당장의 생계를 위해 적은 시간이라도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단시간 일자리에는 자발적인 파트타이머도 있겠지만 비자발적인 파트타이머가 훨씬 많다"며 "특히 청년 일자리를 늘리려면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청년내일채움공제 등의 지원 예산을 줄일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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