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가상무인기' 헬기 300발 쐈지만 못맞혀…드론건은 '효과'

기총 사격 나선 KA-1 2대 중 1대만 맞혀 '하드킬' 한계
"북한 소형 무인기 대응, 소프트킬 방식으로 발전해야"

 

 

우리 군이 지난달 북한 소형 무인기와 유사한 크기의 무인 표적기를 띄워놓고 실사격 훈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하드킬'(물리적) 방식의 헬기·전술통제기 기총 사격으론 무인기를 맞히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소프트킬'(비물리적)에 해당하는 '드론건'으론 전파 방해를 통해 무인기 비행에 제약을 가하는 데는 일부 효과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5일 충남 보령 소재 대천사격장에서 '공중전력 통합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당시 훈련엔 가상의 적 무인기와 육군의 AH-1S '코브라' 및 500MD '디펜더' 헬기, 공군 KA-1 전술통제기 등이 참여했다.

표적으로 사용된 무인기는 작년 말 서울 용산 일대 비행금지구역(P-73)을 침범한 북한 소형 무인기(시속 약 100㎞)보다 빠른 시속 약 150㎞로 사격장 상공을 비행했다.

코브라 헬기는 KA-1이 파악해 전달한 표적 정보를 바탕으로 3차례에 걸쳐 모두 300발의 기총 사격을 실시했지만, 단 1발도 무인기를 못 맞힌 것으로 전해졌다.

KA-1 2대도 각각 직접 기총 사격에 나섰지만, 그중 1대만 무인기를 맞혔다고 한다.

이날 코브라 헬기와 KA-1는 모두 '리드 사격'을 했다. 리드 사격은 움직이는 목표를 맞히기 위해 목표물 진행 방향을 추정해 쏘는 걸 말한다.

이에 대해 한 예비역 육군 중장은 "공중전력의 리드 사격으로 적 소형 무인기를 맞힌다는 것은 골프로 치면 홀인원을 하는 것과 같다"며 "리드 사격으론 사실상 적 소형 무인기를 못 맞힌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대신 당시 훈련에서 드론건을 사용했을 땐 무인기의 비행을 방해하는 데 성공했다.

한미 공군의 소형무인기 대응 훈련 모습.(자료사진)(미국방부 제공)2023.2.12/뉴스1

군은 디펜더 헬기 탑승 요원이 약 500m 거리에서 드론건으로 발사한 방해 전파에 무인기가 제대로 비행하지 못하는 걸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건은 전파 방해와 함께 위성항법체계(GPS) 수신신호를 교란해서 무인기의 정상적 비행을 어렵게 하거나 기능 오류를 일으키는 장비다. 당시 훈련에 사용된 드론건은 우리 군이 시험용으로 들여온 것으로서, 아직 정식 편제 장비는 아니다.

우리 군은 작년 12월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영공을 침범했을 때 이를 조기에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전투기·헬기 등 공중전력 20여대를 투입해 총 5시간여에 걸쳐 작전을 펼쳤음에도 단 1대도 격추 또는 포획하지 못해 '작전 실패' 논란이 일었다.

당시에도 코브라 헬기가 인천 강화군 주문도 남서방향 상공에서 열영상장비(TOD)에 포착된 북한 무인기 방향으로 자폭소이탄 100발을 쐈지만 격추엔 실패했다.

군 당국은 이후 북한 무인기 도발 양상과 합동방공훈련 결과 등을 분석, 북한 무인기를 보다 효과적으로 탐지·추적·차단하기 위한 전술과 무기체계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군은 북한 무인기 탐지자산과 소프트킬을 비롯해 레이저빔 등 하드킬 대응전력 확보 및 관련 연구에 올해부터 5년간 총 5600억원을 투자한다.

그러나 그 전까진 코브라 헬기와 KA-1 등 기존 전력이 북한 소형 무인기에 대응해야 한다.

예비역 육군 중장은 "북한 무인기 도발과 이번 훈련 결과를 보면 우리 군의 대응이 소프트킬 방식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프트킬 방식의 무기체계를 전력화하는 데까진 시간이 걸리겠지만, 북한 소형 무인기는 큰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에 몇 년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다른 무기체계를 만드는 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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