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공급과잉에도 주요 부위 소매가 요지부동…농가 "도소매가 연동해야"

한우가격 평년보다 16.5% 떨어졌지만, 수요 많은 등심 4.5% ↑
정부, 대규모 할인 지원…일선 식당에도 가격 인하 당부 방침

 

 한우 사육마리 증가 등으로 인해 도매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수요가 많은 등심 등 구이용의 소비자가격은 오름세다. 여전히 높은 가격에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리며 일선농가들은 도소매가격 연동제 시행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축산물품질평가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한우 도매가는 ㎏당 1만5904원으로 전년(1만9972원)과 평년(1만9037원)보다 20.4%, 16.5% 각각 하락했다.

코로나19에 한우 수요가 크게 증가하며 일선 농가들이 사육량을 지속적으로 늘려 공급이 늘자 도매가격이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한우 사육두수는 357만7000마리로 1년 만에 25만여마리, 평년보다는 50만여마리 증가했다. 이에 전년보다 한우가 2만4000톤가량 많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공급량 증가에도 등심, 안심 등 수요가 많은 구이용은 오히려 오르는 등 여전히 높은 가격대에 판매된다.

지난달 기준 1등급 등심 1kg의 소비자가격은 9만7410원으로 평년(9만1790원)보다 4.5% 높았다. 1등급 안심은 1kg당 12만7930원으로 평년(11만6340원) 10.0% 올랐다.

특히 1++등급 등심과 안심은 대형마트에서 1kg당 15만2640원, 19만110원에 판매되며, 전월보다 16.4%, 13.5% 각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 이모씨(39)는 "한우 가격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대형마트나 식당은 가격이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비싸졌다"며 "공급가가 줄어드는데 소비자가격은 왜 고공행진이 여전한지 모르겠다"고 불만 섞인 어조로 말했다.

소매가가 떨어지지 않는 것은 한우 유통과정과 생산비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우는 일반적으로 생산자-우시장-도축장-도매상-소매상-소비자 등의 단계를 거쳐 공급이 이뤄지는데, 부위별 구분·포장 과정도 생산비용에 포함된다.

글로벌 식량가격 상승으로 인해 사료값까지 치솟으며 한우 비육우의 두당 사육비는 1070만원으로 2014년보다 59.5% 올랐다.

이처럼 농가에서 낮은 가격에 공급해도 높은 소비자가격이 매겨지자 농가에서는 도소매가격 연동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충남 홍성에 한우를 사육하는 윤모씨(51)는 "농가는 빚져서 한우를 판매하고 있는데, 소비자가격은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도소매가격 연동제가 도입돼서 한우 소비를 촉진하는 동시에 시장 가격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이와 관련한 대책으로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980개)를 중심으로 '2023 살 맛나는 한우 프로젝트(가칭)'를 전개해 연중 전국 평균 가격 대비 20% 낮은 수준으로 판매하고, 사육농가 경영상황 개선을 추진한다.

사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사료구매자금의 한·육우 농가 배정 비율을 당초 50%에서 60%로 확대한다.

국제사료곡물가격 인하, 환율 안정 등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배합사료 가격 인하도 유도한다.

소비를 촉진하는 동시에 농가 생산비를 한우 생산량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또 외식업중앙회 등과 연계해 일반식당에 소매가격도 조정해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체 한우 판매량의 75%가 유통매장에서 판매되는데, 20%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부담이 다소 경감될 것"이라며 "일반업장까지 한우소비촉진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기 어려워 다른 방식의 소비촉진 정책과 가격 안정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