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왜 늦게 오지"…카카오T의 '은밀한' 알고리즘 조작

 

[카카오T 제재]가맹 기사 '블루' 우선 배차하느라 '먼거리' 호출
가까운 거리 '비가맹 기사' 배제…두 그룹 수락률도 원천적 차이

 

종종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택시를 불러도 유난히 먼 곳의 택시가 배차되는 이유가 있었다. 대표적 택시 호출앱인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일반 중형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은밀히 조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회사 등이 운영하는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를 우대하기 위해서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앱의 일반 중형택시 호출 알고리즘을 조작해 가맹 기사를 우선 배차하거나 유리하게 배차하는 방법으로 우대했다.

최초의 방식은 가맹기사에 일반호출 배차 우선권을 주는 방법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5년부터 앱을 통해 중형택시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픽업시간이 가까운 기사에게 승객을 배차하는 알고리즘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자회사 등을 가맹본부 두며 가맹택시 서비스(카카오T블루)를 시작한 2019년 3월부터 2020년 4월 중순까지 가맹기사를 일정 픽업시간 내에 존재하면 보다 가깝게 있는 비가맹기사를 제쳐두고 우선배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가령 5분 이내에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비가맹 택시가 있더라도, 승객에게 도달하는 데까지 6분 걸리는 가맹 기사에게 우선 배차권을 주는 방식이다.  

이같은 행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수를 늘리는 사업확대의 수단이었고, 임직원들도 이를 인식하면서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0년 4월 중순부터는 이같은 알고리즘을 수락률에 따라 보다 은밀하게 우선배차 행위가 이뤄지도록 변경했다. 택시기사들과 언론을 중심으로 기존 가맹기사 우선배차 방식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선택한 방식은 인공지능(AI) 추천을 통해 호출 수락률이 높은 기사(수락률 40% 이상 수준)가 그렇지 않은 기사보다 더 많은 배차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가맹기사와 비가맹기사 그룹 간 수락률에는 원천적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이는 명백히 가맹기사에게 유리한 방식이었다.

1개 호출에 대해 여러 명의 기사가 콜카드를 수령하는 비가맹기사는 부득이하게 호출을 수락하지 못한 경우에도 거절로 간주된다. 예를들어 3명의 비가맹기사에게 1개의 동일한 호출이 도달할 때 1명 외에는 모두 호출을 거절한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AI 추천에 따라 1개 호출에 대해 1개의 콜카드를 수령하는 가맹기사는 별도로 거절하지 않는 이상 3~5초 후 자동으로 배차되기 때문에 수락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평균 수락률이 가맹기사는 약 70~80%, 비가맹기사는 약 10%로 나타났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특히 카카오모빌리티는 이같은 방식을 도입하기 전 서울지역에서 가맹기사와 비가맹기사 간 얼마나 차이가 발생하는지 시험하며 치밀하게 준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20년 8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호출 수요 감소로 비가맹기사 수락률이 높아질 것을 우려해 종전 배차 수락률을 40%에서 50%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기사 운임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2020년 2월부터 가맹기사에게 운행거리 1㎞ 미만 호출 배차를 제외·축소했던 것으로도 밝혀졌다. 

유성욱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가맹기사와 비가맹기사는 중형택시기사로서 카카오T앱 일반호출을 이용하는 조건은 동일하다"며 "카카오모빌리티는 일반호출 배차에 있어 기사의 구분 없이 동등하게 배차를 해야 한다"며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신의 가맹택시 수를 늘리려 가맹기사와 비가맹기사를 부당하게 차별했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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