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돈이면 더 좋은데 간다" 눈높아진 세입자, 애타는 집주인

2년 전 구축 전세가보다 낮아진 대장주 아파트로 눈길

집주인, 세입자 구해도 보증금 반환 2~3억원 더 필요


고금리에 서울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셋값이 크게 하락하자 같은 가격대에 더 좋은 아파트로 이사를 준비하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

집주인들 입장에서는 전셋값 하락에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도 2~3억원을 추가로 내줘야 하는 상황이라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대장주 아파트인 '광장힐스테이트'는 최근 25평(전용 59㎡) 전세가 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2년 전 최고가 11억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반토막이 난 셈이다. 2021년~지난해 상반기는 집값이 폭등하고 임대차 3법 등 영향으로 전세매물이 급격히 줄고 '전세대란'이 벌어진 시기였다.

하지만 2년 만에 전셋값이 큰폭으로 하락하며 상황이 급반전됐다. 인근 구축 아파트에 살던 세입자들이 같은 금액대로 좋은 학군에 지하철역까지 가까운 대장주 아파트로 이사도 가능해진 것이다. 

연식이 20년 넘은 '금호베스트빌'에 2년 전 전세로 들어간 A씨도 광장힐스테이트로 이사를 준비 중이다. 당시 25평을 7억5000만원에 전세로 들어갔는데, 이제는 대장주 아파트의 전셋값이 더 낮거나 비슷해졌다.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셋값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다보니 대장주 아파트 거래가 상대적으로 활발해졌다"며 "2년 전 최고 11억원에서 최근에는 6~7억원대 전세 거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집주인들은 전셋값 하락에 애를 태우고 있다. '금호베스트빌'은 가장 최근 거래인 지난해 연말 25평 전세 체결가격이 4억9000만원 가량으로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더라도 2억원 넘게 현금이 필요해 당장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부담이다. 

A씨는 "애초 이달 말 계약 종료인데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5월에 돌려주겠다고 약정 계약을 체결했다"며 "더 좋은 아파트로 이사갈 수 있는 여건이 되서 가계약부터 했다"고 말했다.

전국 아파트값 하락 폭이 2월 들어 다시 확대되며 A씨와 같은 사례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1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지난주(-0.38%)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도 0.76% 내려 지난주(-0.71%) 대비 낙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도 전주 -0.96%에서 이번주 -0.95%로 하락폭을 이어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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