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에 나무 심으면 실제 숲 조성…"기후변화 대응"

산림청·유니세프 합동 캠페인…인니·캄보디아·몽골 조림 지원

EU, 규정 바꿔 탄소 흡수량 늘리는 'Fit for 55' 강화 영향도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응해 토양이나 나무, 바이오매스 등을 통해 탄소를 흡수하는 '토지 및 임업 이용 변화'(LULUCF)을 확대하기 위해 대국민 참여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유럽연합(EU)이 최근 LULUCF 규정을 개정하면서 이 부문을 강화하기로 했는데, 대유럽 무역 장벽으로 작용할 '탄소국경제도'(CBAM)에 발맞추는 모양새다.

1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숲을 국내외에 조성하고자 메타버스 캠페인과 콘서트를 준비 중이다. 이 캠페인은 참여자들이 메타버스에 나무를 심으면 국내외 산림 조성이 필요한 지역에 정부와 참여 기업이 숲을 조성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국내에 나무를 심고자 할 경우에는 산림조합 나무 시장에서 묘목을 교환할 수 있는 '그루콘'을 제공한다. 그루콘은 산림청 캐릭터인 '그루'와 이모티콘의 합성어로 묘목 교환권을 뜻한다.

참여자가 해외에 나무를 기부하고자 할 경우 외교부와 산림청 해외자원담당관실이 해외산림협력센터가 있는 인도네시아, 캄보디아나 해외산림협력사업단이 있는 몽골, 베트남에 산림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메타버스상에서도 숲을 조성하는 지역을 표시하는 세계 지도를 제공해 캠페인 참여자 숫자가 늘어날수록 숲이 울창해지는 형태를 구현할 예정이다.

정부는 연예계 등에서 자주 활용되는 '챌린지' 방식으로 참여자를 모을 계획이다. 앞선 참여자가 후속 참여자를 지목하고, 이를 SNS에 인증할 경우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메타버스·현실 숲 조성 캠페인은 식목일이 있는 4월 중 운영될 예정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6월 중에는 가칭 '숲 조성을 위한 메타버스 콘서트'도 연다. 이 콘서트는 외교부 공공문화외교국이 운영 중인 '코리아즈'(KOREAZ) 유튜브 등에도 송출할 예정이다.

이런 캠페인은 지난해 진행한 산림청과 가상화폐업체 두나무의 민관합동 숲 조성 캠페인을 확대한 것이다. 지난해 산림청은 두나무와 함께 산불 피해지역에 '회복의 숲'을 꾸리는 행사를 열었다. 정부는 올해 외교부와 산림청, 유니세프 등이 함께 숲 조성을 기후변화 대응 방안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가 숲 조성을 적극 홍보하며 캠페인을 추진하는 데는 LULUCF가 국제적으로 중요 화두로 떠오른 영향이 크다. LULUCF는 당초 브라질의 아마존이나 인도네시아, 페루 등 '지구의 허파'격인 넓은 숲을 가지고 있는 개발도상국이 숲을 개간하지 않도록 하는 데 주효했다. LULUCF는 산림지, 농경지, 초지, 습지, 정주지 등 토지를 관리하는 활동과 체계를 온실가스 흡수원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EU가 규정을 바꾸면서 LULUCF를 통한 탄소 흡수량을 310메가톤(Mt)으로 설정하는 등 숲을 통한 탄소 흡수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토지와 숲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게 골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EU는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탄소 배출량을 55% 줄이는 이른바 '55 맞춤 패키지'(Fit for 55)를 위해 탄소국경제도(CBAM)을 비롯해 LULUCF 규정과 차량 탄소배출 규정 등을 조정하고 있다.

개도국에 주로 국한돼 있던 숲 조성 문제가 탄소감축 제도를 만드는 데 최선봉에 서 있는 유럽의 LULUCF 규정 개정으로 이어지자 우리나라도 여러 방법을 활용해 숲 조성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