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나타나자 '드롭'한 드론…'화려한 연출' 속 부각된 1호의 권위

조선중앙TV, 2시간 분량 열병식 녹화 방영…현대화된 군과 선전선동술 과시

김정은 뺨 어루만지는 딸 김주애 모습도 공개…'백두혈통' 부각

 

북한이 조선인민군 창건(건군절) 75주년을 맞아 8일 밤 개최한 열병식은 '화려한 연출'을 통해 현대화된 면모를 대내외에 과시한 행사로 평가된다.

조선중앙TV는 열병식 개최 이튿날인 9일 오후 6시부터 2시간 분량으로 이를 녹화중계했다. 열병식은 8일 오후 8시30분쯤 식전행사를, 9시쯤 본행사를 시작해 10시30분까지 진행됐다.

이번 열병식은 지난 4차례 열병식과 마찬가지로 밤 시간대에 개최됐다. 북한은 이번에도 각종 조명과 기술력 활용해 눈이 즐거운 볼거리를 만들어내는 등 화려함을 극대화하는데 연출력을 총동원한 모습이다.

시작은 스카이다이빙이었다. 높이 4500m에서 대기하고 있던 항공병 12명이 조명이 달린 옷을 입고 김일성광장을 향해 자유낙하를 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또 김일성광장 곳곳에 설치한 각색의 조명으로 광장 전체를 에워싸는 화려한 '조명 쇼'도 펼쳤다. 각 부대가 등장할 때는 이들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훈련 영상을 삽입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도록 영상을 구성하는 데 애를 쓴 모습이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차에서 내리자 옆에 있던 드론이 아래로 급하강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이번 열병식에서는 또 김 총비서의 권위가 부각된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도 드론을 촬영에 적극 활용했는데 김 총비서가 김일성광장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는 순간 옆에 있던 드론도 다급한 듯 수직으로 급하게 땅으로 내려왔다. 이후 김 총비서가 딸인 김주애의 손을 잡고 레드카펫을 걷자 이들의 머리 위에서 자연스럽게 촬영을 이어갔다.

갑작스러운 드론의 하강은 경호 차원이라기보다는 최고지도자에 대한 '의전'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최고지도자의 등장 순간만큼은 그의 머리 위에 어떤 것도 있을 수 없다는 듯 '예우'를 갖추는 것이다.

이외에도 이번 열병식 영상에서는 '백두혈통'의 위상을 부각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특히 김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김 총비서와 손을 잡고 입장해 귀빈석과 주석단 가운데에 서서 열병식을 지켜보고 김 총비서와 함께 퇴장하는 장면까지 상당한 분량이 딸에게 할애됐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지난 8일 진행된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아버지인 김 총비서의 뺨을 어루만지는 모습.(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김주애가 '최고 존엄'으로 여겨지는 김 총비서의 뺨을 어루만지거나, 고위급 간부들로부터 예우를 받는 장면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김 총비서는 어린이들을 만나는 공개활동 때 아이들의 뺨을 두 손으로 감싸며 인사를 하곤 했는데, 거꾸로 김 총비서의 뺨을 두 손으로 감싸는 행동을 보인 인물은 지금까지 딸인 김주애가 유일하다.

북한의 야간 열병식은 횟수를 더해갈수록 행사가 점차 화려해지고 연출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다양한 촬영 기구가 도입되면서 같은 장면도 여러 각도와 위치에서 촬영할 수 있게 되고, 야간 행사 경험이 쌓이면서 북한의 행사 연출과 영상 편집도 갈수록 더 세련되지고 화려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열병식에서는 또 한국전쟁 당시 서울 중앙청에 처음 진입했다는 '312 영웅탱크병' 등 과거 인민군의 역사를 되짚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과 신무기까지 공개됐는데 현대화된 군과 함께 현대화된 선전선동술까지 각 분야별 '현대화' 기조가 돋보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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