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찐바닥' 곧 지난다…'하반기 회복' 말나오는 이유들

2001·2008년 위기 때도 6개월 적자 후 반등

하반기 감산 효과 나타나고 수요 증가 예상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 업계가 사상 최악의 한파를 맞고 있지만 업계에선 과거의 위기 사례와 현재의 감산 기조를 고려할 때 업황이 곧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재고 수준이 개선되고 있고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면서 하반기에는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2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8조8400억원)보다 97% 감소했으며 SK하이닉스는 1조70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 2012년 3분기(-151억원) 이후 10년 만에 적자를 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들 기업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크게 부진한 탓이다. 당장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1분기부터 적자가 유력하며 SK하이닉스도 올해 연간 수조원대의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는 현재 최악인 반도체 업황이 올해 안에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20년 동안 반도체 시장에서 최악의 시기는 2001년(닷컴버블)과 2008년(글로벌 금융위기)이었는데,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6개월 동안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후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본 궤도에 다시 오른 바 있다.

당시 위기를 빠르게 탈출한 이유는 반도체 공급업체들이 설비투자를 줄였고 여기에 적극적인 감산까지 더해 공급을 크게 축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가 대폭 감산에 돌입했고 최근에는 업계 1위인 삼성전자도 자연적 감산을 시사하는 등 상황이 당시와 유사하다는 평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0년 동안 메모리 반도체 다운사이클에서 업황 바닥의 신호는 재고 감소와 가격 하락의 둔화"였다"며 "상반기 고객사의 메모리 재고가 감소하는 동시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제조사의 재고는 2분기 정점이 전망되고, D램·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폭도 1분기부터 둔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등 시점은 하반기가 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1분기 메모리 반도체 재고 수준은 정점을 찍은 뒤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단기적 시황 약세가 이어지다가 하반기에는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가 오름세도 이 같은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달 2일 삼성전자 주가는 5만5500원이었지만 한 달 후인 지난 3일에는 6만3800원으로 15% 올랐으며,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가도 7만5700원에서 9만2200원으로 22% 상승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 역시 지난달 3일 2500.99에서 지난 2일 3141.84로 26% 급등했다.

수요 측면에서도 상반기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인텔의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사파이어 래피즈'의 출시, 모바일용 D램의 호조 등 여러 요인들이 수요를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 상반기까진 보수적인 설비투자 기조를 유지했던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하반기에는 미뤄왔던 데이터센터 등 투자를 집중적으로 시작하면서 서버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본격적으로 완화되는 1분기 말에서 2분기 초에는 그동안 하락했던 중국의 IT 수요가 상승 추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생산은 제약되는 반면 주문은 증가하면서 올해 하반기 이후 메모리 반도체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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