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줘도 안 나갈래"…5대銀 희망퇴직 작년보다 줄었다

 

올해 5대 은행 희망퇴직 2222명…작년比 22명↓
"경기 불확실성 커져 은행원들도 희망퇴직 망설여"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국내 5대 은행에서 200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역대급 보상안을 내놓으면서 희망퇴직 규모가 3000명에 이를 것이란 당초 예상은 빗나갔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은행원들도 '한 방'보단 '안정적인 수입'을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서 지난달 희망퇴직 형태로 총 2222명이 은행을 떠나기로 했다. 2021년(2244명)보다 22명 줄어든 것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12월 28일~1월 2일까지 희망퇴직을 신청한 713명이, 신한은행은 지난달 2~3일 신청한 388명이 18일 자로 각각 퇴사했다.

하나은행은 임금 피크 대상자 8명, 준정년 대상자 271명 등 총 279명이 지난 31일 자로 짐을 쌌고, 우리은행도 지난달 349명에 대한 희망퇴직 절차가 마무리됐다.

앞서 SC제일은행에서는 지난해 12월 14~19일 희망퇴직을 신청한 13명의 직원이 특별퇴직했다. NH농협은행은 493명의 직원이 지난해 11월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지난 연말 회사를 떠났다.

당초 은행권에서는 올해 희망퇴직으로 5대 은행을 떠나는 직원이 3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은행권의 희망퇴직 대상이 40대까지로 낮아진 데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역대급 보상안까지 내걸었기 때문이다.

5대 은행 중 가장 먼저 희망퇴직 접수를 시작한 NH농협은행은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NH농협은행의 특별 퇴직금은 월평균 임금 20개월~39개월 치로, 직전 해(20개월~28개월)와 비교하면 보상 규모가 확대됐다.

신한은행도 희망퇴직 대상을 만 44세까지 낮추고, 특별퇴직금은 출생 연도에 따라 최대 36개월 치 월평균 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 희망퇴직 대상은 1967년~1972년생으로, 퇴직자에겐 특별퇴직금(23∼35개월 치 월평균 급여)과 학기당 350만원의 학자금, 최대 3400만원의 재취업 지원금 등도 제공했다.

우리은행은 1967년생의 경우 월평균 임금 24개월 치를, 나머지는 36개월 치를 특별 퇴직금으로 주기로 했다. 이 밖에 자녀 1인당 최대 2800만원의 학자금, 최대 3300만원의 재취업 지원금, 건강검진권, 300만원 상당 여행상품권 등도 지원하기로 했다.

SC제일은행의 경우 만 56세 이상 임금피크제를 앞둔 직원들을 대상으로, 근속에 따라 최대 월고정급의 27개월분을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했다. 

후한 보상안에도 희망퇴직 규모가 외려 감소한 이유는 은행원들 역시 경기 불확실성을 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금리 상승 등으로 은행 밖 '인생 2막'을 준비하기보다, 안정적인 급여소득을 선택하는 직원들이 많아졌단 설명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은행권에서 역대급 보상안을 내걸면서 지난해보다 훨씬 더 많은 퇴직자가 나올 거란 예상이 많았다"며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다 보니 일시에 많은 퇴직금을 주더라도, 은행원들도 매달 들어오는 급여소득을 포기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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