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게임하다 만난 큰딸 거리 두자…'스토킹 잔혹 살해'

"연락 차단에 배신감 느껴 앙심 품고 살인 결심해"

1주일 전부터 큰딸 근무일정까지 확인해 살인계획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이 검찰에 송치되면서 경찰 수사는 9일 마무리됐다.


앞서 노원경찰서는 3월 25일 오후 9시8분쯤 중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김태현은 체포 이틀 전인 23일 오후 5시30분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경찰은 "친구와 연락이 안 된다"는 피해자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은 김태현이 목 부위에 자해를 시도해 부상을 입은 것을 확인하고 상계백병원으로 후송했다.

입원기간 동안 경찰은 김태현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하거나 탐문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3월 26일에는 체포영장을 신청해 발부받았다. 다만 실제 체포는 김태현 퇴원 이후인 4월 2일 이뤄졌다.

김태현이 세 모녀 가운데 큰딸을 스토킹했다는 정황이 속속 포착됐다. 큰딸은 평소 지인들에게 "김태현으로부터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오전 세 모녀가 숨진채 발견된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 폴리스라인이 쳐있다.© 뉴스1 이기림 기자

김태현이 범행 당시 본인의 휴대전화에 남아 있던 큰딸에게 보낸 SNS 메시지를 삭제한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김태현은 지난해 큰딸을 게임상에서 만나 알게됐고 올해 1월 초 강북구 모처에서 만나 게임을 했다. 둘은 1월 중순에도 한 차례 더 만나 게임을 했고, 같은달 23일에는 다른 지인 2명까지 4명이서 저녁식사 자리를 가졌다.

하지만 저녁식사 자리에서 큰딸과 김태현은 말다툼을 했고, 이후 큰딸이 다음날 김태현에게 더 이상 연락하지도, 찾아오지도 말라며 수신을 차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앙심을 품은 김태현이 배신감을 느끼고 살인을 결심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김태현은 사건 발생 일주일 전부터 범행을 준비했고, 다른 게임 아이디로 큰딸에 접근해 그의 근무일정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태현은 큰딸 뿐만 아니라 가족 역시 필요하다면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경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경찰은 4월 2일부터 김태현을 체포해 범행 이틀간 피의자 심문을 진행했고 3일 구속영장을 신청해 발부받았다. 이 때 처음 모습을 드러낸 김태현은 취재진에 "죄송하다"고 짧게 답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5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김태현의 신상을 공개했다.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에서는 노원 세모녀 살해범의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청원이 답변 조건 기준인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었다.

경찰은 김태현의 신상을 공개하며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했고 3명의 피해자를 모두 살해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신상 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에도 프로파일러를 투입하는 등 수사를 계속한 경찰은 9일 김태현에 살인 혐의 뿐 아니라 절도·특수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위반(지속적괴롭힘)·정보통신망법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 송치했다.

이날 포토라인에 선 김태현은 "살아있다는 것도 정말 뻔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유가족분들, 저로 인해 피해 입은 분들 모두에게 사죄 드린다.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북부지검은 사건을 넘겨받아 형사2부(부장검사 임종필)에 배당했다. 김태현은 이날 검찰 인권감독관과 주임검사와의 면담을 거친 후 동부구치소에 입감된다. 김태현은 구속된 피의자인 만큼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달 내에는 기소될 전망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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