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억류 韓 선박·선장 95일만에 풀려났다…"건강 양호"

오전 10시20분 무사히 출항…"선박 이상 없어"

일각선 국내 이란 동결자금 해결 가능성 주목

 

지난 1월4일 호르무즈 해협 오만 인근 해역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된 '한국케미호' 선박과 선장이 억류 95일만인 9일 석방됐다.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케미호와 선장의 석방 사실을 알리며 "선장 및 선원들의 건강은 양호하다"고 했다.

또한 화물 등 선박의 제반 상황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케미호는 현지 행정절차를 마친 후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10시20분 무사히 출항했다.

지난 1월4일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을 지나던 한국케미호는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우리 선박을 나포한 이유는 '환경오염'이었다.

하지만 이란 측은 환경오염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한국과 이란 정부 양측 모두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동결자금이 주된 나포 이유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

이란은 지난 2010년부터 이란 중앙은행(CBI) 명의로 한국의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하고 이를 통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다.

그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018년 5월 이란 핵합의(JCPOA) 탈퇴를 공식 선언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복원하면서 해당 계좌는 현재 동결된 상태다. 국내 은행에 묶여있는 이란 자금은 70억달러(약 7조6000억원) 수준이다.

정부는 그간 한국케미호 선박과 선장, 선원의 석방을 위해 이란과의 치열한 '외교전'을 펼쳐 왔다.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을 단장으로 실무대표단을 꾸려 이란 현지에 파견했다. 이들은 지난 1월7일 이란에 도착해 이란 외교부 당국자들과 접촉했다.

또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도 같은 달 10일 이란에 현지에서 세이에도 압바스 아락치 외교 차관, 자리프 외교장관, 헤마티 중앙은행 총재, 졸누리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 헤크마트니어 법무차관 등을 두루 만났다.

일련의 상황에서 조금의 진전이 있었다. 지난 2월2일 이란이 선장과 선박을 제외한 선원 19명을 석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선박과 선장은 그대로 둔 나머지 인원들만 석방을 허용한 것이었다.

특히 선박 유지에 필요한 필수인력 13명을 제외하면 사실상 6명 정도만 귀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반쪽 석방'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당초 승선 선원 20명 중 우리 국적 선원 2명을 포함해 9명만 귀국했으며 대체인원 2명이 파견돼 최근까지 우리 선원 5명, 미얀마 5명, 인도네시아 1명, 베트남 2명이 승선 중이었다.

아울러 이번 선박과 선장 전격 석방을 두고 외교가에서는 국내 동결자금 문제가 해결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정부는 그간 동결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위스 인도적 교역채널(SHTA) 활용 방안을 두고 미국과 논의해 왔다. 또한 180억원 정도 밀린 이란의 유엔 분담금 대납, 국내 기업들의 대이란 인도적 규모를 늘려나가는 방안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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