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손절매물'로 또 갭 투자?…노원구 반년간 17.6% '갭투'

 

'급락지' 수억원 내린 값에 사들여 전세로…송파구선 10억 갭 투자도
"가격 조정된 매물 반등 가능성에 투자…공격적 투자는 유의해야"

 

주택시장 침체가 여전한 가운데에도 서울에선 반 년간 수백 건의 갭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집값 하락폭이 가팔랐던 노원구, 송파구 등 아파트 단지에서 수억원 내린 값에 집을 사들여 세를 주는 사례가 이어졌다.

26일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8월 이후 서울에서 총 382건의 아파트 갭 투자가 등록됐다. 아실은 매매 이후 소유자가 실거주하지 않고 전·월세 세입자를 들이는 경우 이를 갭 투자 사례로 분류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갭 투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노원구(45건)였다. △성북구(39건) △송파구(31건) △강서구(23건) △구로구(20건) △강동구·서초구·영등포구(각 18건) △도봉구(17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노원구에서는 근 6개월간 전체 거래의 17.5%가 갭 투자 매매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침체기 가격 하락세가 가팔랐던 가운데 기존보다 수억원 내린 값에 아파트를 사들여 세를 준 사례가 이어졌다.

노원구 중계동 중계주공7단지 전용면적 44㎡(8층)는 지난해 12월 중순 최고가 대비 약 2억2000만원 떨어진 가격인 3억8000만원에 팔렸다. 매매계약을 맺은 지 이틀 만에 2억원(갭 1억8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상계동 상계주공3단지 전용 84㎡(9층)는 같은 달 8억원에 손바뀜된 뒤 약 한 달 만에 3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이 아파트 같은 면적 매물은 지난 2021년 11월 10억에 신고가로 팔린 바 있다.


 

강남권에서도 갭 투자가 고개를 들었다. 이른바 '강남3구' 중 집값 하락 폭이 가장 컸던 송파구는 최근 반 년간 갭 투자가 전체 거래의 11.5%를 차지했다. 매매가격과 전셋값의 차이가 약 10억원인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사례도 있었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20층)는 지난해 12월 직전 최고가 대비 약 8억원 낮은 값인 17억4000만원에 손바뀜된 뒤 약 2주 뒤 7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등록됐다. 9억9000만원으로 최근 3개월 거래 중 가장 갭 금액이 컸다.

갭 투자는 매매가와 전세 보증금 간 차액을 투자해 추후 매매에서 시세 차익을 얻는 투자 방식이다. 하락기 갭 투자자들은 '이 가격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겠다'는 심리를 바탕으로 급락한 값에 아파트를 사 투자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고금리 기조와 집값 추가 하락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공격적인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가격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 환경이 일부 조성됐고, 최근 정부 규제 완화에 따른 반등 가능성을 보고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상승 분위기가 확실한 상황이 아닌 만큼 전세금을 제외하곤 자기 자본 여력이 충분한 선에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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