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쇼크' 전자업계 성적표 나온다…삼성 '감산' 카드 꺼낼까

영업이익 1조원대 그친 三電 반도체…자연·기술적 감산 언급 가능성↑

적자 간신히 피한 LG 가전…SK하이닉스는 '1조원대 적자' 유력

 

설 연휴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전자기업이 지난해 4분기(10~12월)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앞서 잠정 실적을 발표한 두 기업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영업이익을 거두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관련 기업들의 실적 부진도 줄줄이 예고돼 있다.


특히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반도체 감산과 관련한 입장 변화가 이번 실적발표에서 드러날지 주목한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이 침체기에 들어선 이후 삼성전자는 줄곧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강조해 왔지만 증권가와 반도체 업계에선 추가적인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한 기술적·자연적 감산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해서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27일, 삼성전자는 31일, SK하이닉스는 2월 1일 지난해 연간 및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달 초 잠정 실적을 통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을 공시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사업 부문별 상세 매출과 영업이익을 공개한다.


잠정 실적에선 전자업계의 전례 없는 불황의 단면이 드러났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무려 69% 감소하며 2014년 3분기 이후 8년만에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내려앉았다.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91.2%나 감소한 655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겨 전체 적자를 면했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에선 반도체 사업 부문의 구체적인 실적과 감산 여부 변화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사업은 통상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하며 전체 실적을 좌우한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이러한 비중을 지키지 못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을 전체 영업이익의 30% 수준인 1조원 중반대로 예상한다. 2021년 4분기(6조93억원)와 비교하면 6분의 1 토막 수준이다. KB증권과 현대차증권 등 일부 증권사에선 반도체 사업부 영업이익이 3000억~5000억원에 그쳤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선 감산 여부와 관련해 추가적인 입장도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성적에 이어 올해 상반기마저 반도체 가격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연달아 나오며 위기가 고조되고 있어서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13~18%, 낸드플래시는 10~15%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에선 웨이퍼 투입량을 조절하는 인위적 감산보다는 공정 전환에 따른 ‘기술적 감산’, 생산라인 효율화에 따른 ‘자연적 감산’ 등을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자연적인 감산은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경우 미국의 중국 수출규제로 치킨게임을 할 이유도 사라졌고 향후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와 의미있는 M&A를 위해 핵심 캐시카우인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훼손되는 것도 우호적일 수 없다”고 했다.


LG전자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인상, 경쟁비용 증가 등으로 하락한 가전·TV사업의 수익성과 연간 기준 첫 흑자 전환을 달성한 전장사업의 영업이익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TV 사업은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가전 부문은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는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성장동력인 자동차 전장사업의 경우 2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연간 기준 1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전망된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10년 만에 전장 사업이 턴어라운드(흑자 전환)를 했고 고속도로에 올라갔으니 액셀 밟을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도 경기 침체로 인한 업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1조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기존 가이던스에 부합하는 D램, 낸드 출하량을 기록한 것으로 보이나 분기말 물량 밀어내기에 따라 평균판매가격(ASP)의 대폭 하락을 피할 수 없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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