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생 성폭행 추락사' 전 인하대생, 1심 징역 20년…"살인 고의 없어"

 

준강간치사 혐의로 인정…구호조치 없이 도주 비난 가능성 높아

 

캠퍼스 건물 2~3층 위에서 또래 동급생을 성폭행 했다가 밀어 추락해 숨지게 한 전 인하대 학생에게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임은하)는 19일 오후 열린 선고공판에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에 10년간의 취업제한을 명했다.

A씨는 재판에 넘겨져 술에 취해 항거 불능의 피해자를 성폭행하려다가 추락해 숨지게 한 사실은 인정하되,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하며 강간 등 살인 혐의는 부인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대로 준강간 범행을 하려다가, 추락해 숨지게 했다고 판단해 준강간치사죄를 적용했다. A씨가 같은 동아리인 동급생인 피해자와 당일 함께 술을 마시는 등 평소 관계에 비춰 살인의 동기가 없고, 범행 당시 행위는 A씨뿐 아니라 누구라도 추락의 위험성을 인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법의학자의 소견에 따라서다. 

또한 범행 장소는 A씨가 잘 알지 못하는 낯선 곳인 점, 범행 직후 A씨가 자신의 휴대폰 등 소지품을 그대로 두고 달아난 점, 당시 마신 술의 양으로 인해 정상적 판단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강간 등 살인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범행 직후 119나 112에 신고하지 않고 피해자에 대한 어떠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점, 동급생인 피해자를 성적 대상으로 취급했던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권고형을 초과하는 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 등에 비춰 죄책이 극히 무겁고, 인사불성인 피해자를 상대로 성관계에 동의한다는 녹음을 시도하며 준강간 범행을 은폐하려 한 점 등에 비춰 죄책이 무겁다"며 "범행 후 8m 아래로 추락해 바닥에 쓰러져 있는 피해자에 대해 아무런 처치도 하지 않고 112, 119등에 신고하는 등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도 이행하지 않아 비난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는 대학 신입생으로 자신의 꿈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고귀한 생명을 잃었고, 깜깜한 밤에 2시간 가량 노상에 방치돼 있다가 눈을 뜬 채로 발견돼 결국 숨을 거둬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기까지 충격, 신체 정신적 고통은 감히 짐작하기 어렵다"며 "피해자의 가족도 엄벌을 탄원하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또 "피고인이 1억을 공탁하긴 했으나, 피해자는 수령거부 의사를 밝혔고, 피고인의 당시 주취상태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하지 않았다"며 "여러 사정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A씨 공판은 명예훼손 및 사생활 비밀 노출 등의 우려를 제기한 피해자 측의 요청에 따라 첫 공판부터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에 지난 9월1일 이후부터 7차례에 걸쳐 공판이 비공개로 진행됐고, 8차 기일은 검찰의 현장검증 신청에 따라 현장검증장소인 인하대 교내에서 실시됐다.

피고인 신문 뒤에 열린 결심공판도 비공개였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날 1심 판결 선고는 이전 공판 절차와 달리 (선고는)공개원칙에 따라 공개로 진행됐다.

A씨는 이날 법정에 고개를 숙인 채 양형 이유를 들었다.

A씨는 지난해 7월15일 오전 1시께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한 단과대학 건물 2~3층에서 술에 취해 의식이 없던 동급생 B씨를 성폭행하고 창밖으로 떨어뜨려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초 지난해 7월22일 준강간치사 및 성폭력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및 반포 등 혐의로 구속송치됐다.

검찰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부부장검사를 팀장으로 3개 검사실을 팀으로 구성해 A씨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 이후 구속기간을 1차례 연장해 수사를 벌인 결과, A씨의 행위와 B씨의 사망간에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해 죄명을 강간 등 살인죄로 변경해 기소했다.

A씨는 기소 전 검찰 조사에서 "술에서 깨어보니 집이었다"며 성폭행 시도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 피해자인 동급생인 20대 여성 B씨가 추락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 도주 이유 등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 당시 인하대 학생 신분 이었으나, 범행 후 퇴학 처분됐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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