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어 UAE까지 '제2 중동붐'…"오일머니 70조 잭팟 기대"

경제사절단, '기회의 땅' UAE서 300억 달러 MOU 체결

원전·에너지·방산 협력 강화…사우디와도 300억달러 규모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아랍에미리트(UAE)까지 대규모 투자 및 수주 계약이 성사되며 '제2의 중동붐'이 일고 있다. 두 곳에서만 600억 달러(약 74조원)에 달하는 '오일머니'가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침체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는 가운데 중동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른 셈이다. 1970년대 중동 건설 현장을 통해 달러를 벌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원전, 방산, 에너지, 인프라 등 대규모 수주를 통해 경기침체 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 '사우디+UAE', 74조 수주…'잭팟' 터졌다

대통령실은 15일(현지시간) UAE가 한국에 300억 달러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원자력 협력과 에너지, 투자, 방산 등 4대 핵심 협력 분야는 물론 신산업, 보건·의료, 문화·인적 교류와 같은 미래 협력 분야에서 힘을 합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UAE 대통령의 참석 아래 UAE 현지에서 서명식이 진행된 업무협약(MOU)만 13건에 달한다. 순방에 동행한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별도로 체결할 MOU까지 더하면 총 30개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체결한 MOU를 더하면 중동 오일머니 수주액은 더욱 늘어난다. 스마트 시티 '네옴'에 한국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기로 했다.

당시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체결한 MOU만 총 26건에 달한다. 칼리드 알-팔레 투자부 장관은 양국 정부·기관·기업이 맺은 투자협약 규모가 총 3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처음 수출한 원자력 발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호기 (한국전력 제공) /뉴스1


◇ 원자력·방산·에너지 수혜…新성장동력 떠올라

중동이 주목한 산업은 원자력과 방산과 에너지 등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UAE 방문 기간 '전략적 산업첨단기술 파트너십 MOU'와 '포괄적·전략적 에너지 파트너십 공동선언'에 서명했다.

전략적 산업첨단기술 파트너십의 핵심은 제조업 분야의 디지털 전환이다. 모빌리티와 항공우주, 부품·소재, 공급망 등 첨단기술 분야 협력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포괄적·전략적 에너지 파트너십(CSEP)은 에너지 전반에 걸친 협력이다. 한국의 첫 원전 수출국인 UAE와 협력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앞서 우리나라는 2009년 12월 한국형 차세대 원전(APR1400) 4기(총 발전용량 5600MW)를 UAE의 바라카 지역에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지난 2020년 바라카 원전 1호기가 UAE 송전망으로 계통연결에 성공한 뒤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고 현재는 원전 원전 3·4호기를 건설하고 있다. 

또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은 에미리트 원자력에너지공사(ENEC)와 '넷제로 가속화 프로그램 MOU'를 체결했다. 제3국 원전 수출시장 공동개척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기술 개발 등 원전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석유 분야에서 공급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한국이 우선 구매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K방산 성과도 기대된다. 방위사업청은 전략적 방위산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한국항공우주는 UAE와 다목적 수송기 국제공동개발 MOU를 맺었다.

방사청은 "양국의 신뢰를 바탕으로 방공유도 및 공중무기체계로의 수출 추진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1월 UAE와 35억달러(약 4조3200억원) 규모의 탄도미사일 요격체계 '천궁-Ⅱ'(M-SAM2)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 다프라(Al Dhafra)주에 위치한 바라카(Barakah)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을 찾아 공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2.12.6/뉴스1


◇ '기회의 땅, 중동'…이재용·최태원·정의선 '총력전'

기업들도 중동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중동은 고유가를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삼성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11월 빈 살만 왕세자 방한 20여일 후 UAE로 출장을 떠나 글로벌 네트워킹을 강화했다. 이번에도 경제사절단에 동행하며 중동 챙기기에 나섰다.

그동안 이 회장은 '기회의 땅'이라고 불리는 중동과의 접점을 늘리는 데 주력해왔다. 그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대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은 기회의 땅"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고 밝히기도 했다. 스마트시티와 에너지, 5G 등 첨단 산업에서 중동 사업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SK도 중동과 인연이 깊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아버지인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은 석유파동 때 비공식 정부 사절로 사우디를 방문해 공급 물량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를 기반으로 유공 인수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날 SK는 최태원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UAE국부펀드인 무바달라(Mubadala)와 '자발적 탄소시장(VCM) 아시아 파트너십' 구축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VCM은 민간 기관이 인증한 탄소배출권이 거래되는 민간 주도 탄소시장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수소 모빌리티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UAE는 수소인프라를 구축하고 대중교통을 수소전기차로 대체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강점을 지닌 부분이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중동과 원전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미래 협력을 공고히 하는 기반을 확보했다"며 "원전과 플랜트, 방산 산업 수출 확대할 수 있는 새로운 도약 기회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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