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거주지 혈흔 ‘동거녀·지인여성’…“사이코패스 진단 불가능”(종합)

 

전문가 "경찰 상대로 의도적 말 바꾸며 수사 혼선 줘"
50대 동거녀 시신 찾기 위한 수색 범위 확대

 

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을 상대로 한 사이코패스(psychopath·반사회적 성격장애) 검사가 ‘진단 불가능’이란 결론이 나왔다.


또 이기영이 살던 경기 파주시 집에서 발견된 핏자국의 신원은 숨진 동거녀와 지인의 혈흔인 것으로 파악됐다.

6일 경기북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프로파일러들을 투입해 이기영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해왔으나, 이날 ‘진단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이코패스를 판별하는 일부 항목에 대한 평가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검사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기영이 사이코패스 검사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말을 바꾸며 검사의 신뢰성을 떨어지게 해 경찰이 검사를 중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기영은 시체유기 지점에 대한 진술을 번복하고 거짓말을 하며 경찰수사에 혼선을 줬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이코패스 검사는 면담, 유년기 환경 등 여러 항목을 복합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며 “그런데 이기영은 경찰을 상대로 사이코패스 여부를 알기 어렵도록 의도적으로 말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경찰이 중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송치 과정에서 경찰한테 ‘마지막 선물을 주겠다’며 시신 유기지점을 알려줬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고 경찰들 고생만 시켰다”며 “이기영은 전반적인 수사에 개입하며 자기가 주도권을 잡고자 하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5일 경기 파주시 공릉천변 일대에서 택시기사와 동거여성을 살해한 이기영이 시신을 유기했다고 지목한 장소에 대한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2023.1.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기영이 살던 파주시 집에서 나온 여성 2명의 혈흔의 주인은 숨진 동거녀 A씨(50대)와 그의 지인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혈흔의 주인을 밝히기 위해 이기영 집을 방문했던 여성 6명의 DNA 대조군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고, 이날 회신을 받았다.

1명의 신원은 A씨의 지인 B씨로 확인됐다. B씨는 지난해 4월 이 집을 방문했다가 이기영과 다퉜고 이기영이 손가락을 물어 피가 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나머지 1명의 신원을 A씨로 판단했다. A씨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그의 친오빠 DNA를 채취했는데 남매간이어서 대조 결과가 불확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집안의 생활 흔적에서 나온 DNA와 혈흔의 DNA가 일치하고, 이기영이 진술한 범행 내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A씨의 혈흔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집에서 확보한 DNA와 대조군이 일치함에 따라 추가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사 결과를 종합하면 추가 피해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동거녀 A씨의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이기영이 지난 3일 시신 유기 장소로 지목한 파주시 공릉천변 한 지점에서 중장비를 투입해 집중수색을 벌였으나, 아직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범위를 확대해 공릉천변 일대를 수색 중이다.

이기영은 2022년 12월20일 택시기사 C씨(60대)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다. 또 같은 해 8월 동거녀 A씨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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