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韓 초고속 인터넷 속도 34위로 뚝?…'깜깜이 조사'로 발칵

과기정통부 '스피드 테스트' 측정 결과 반박…"측정 방식 불투명"

통신업계 "공인된 평가로 인정 안해…참고만"

 

우리나라 초고속 인터넷 속도가 30위권으로 추락했다는 조사 결과에 대해 정부가 정면 반박했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스피드테스트'를 운영 중인 '우클라'(Ookla)는 인터넷 속도 및 순위 외에 각국의 구체적인 측정 조건·방식·내용을 공개하고 있지 않아 국가별 객관적 비교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인터넷 속도 측정 사이트 '스피드테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우리나라의 초고속 인터넷 평균 속도는 다운로드 기준 171.12Mbps로 전세계 34위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는 8단계 하락한 수준이다.

초고속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는 모나코(320.08Mbps)로 조사됐다. 이어 싱가포르, 칠레, 홍콩, 스위스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속도는 지난 2019년 2위를 기록한 후 2020년 4위, 2021년 7위로 하락했다.

그러나 과기정통부는 이같은 조사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놨다. 스피드테스트는 측정 서버 개수 및 성능, 국가별 전체 측정 건수, 측정 속도 분포 등을 공개하지 않아 조사 결과 신뢰도가 낮다는 지적이다.  

특히 스피드테스트는 측정에 참여한 이용자 수가 몇명이나 되는지, 이들 중 어떤 상품의 가입자가 많은지 등의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다. 상품별 구분 없이 속도의 평균을 계산하는 식이다.

측정에 사용되는 PC의 성능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한계다. 스피드테스트는 인터넷 속도 측정 서버로 지원자의 PC를 활용하는데 국가마다 PC 성능에 차이가 있고 이에 따라 속도 측정값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부는 상품별로 조사 결과를 발표했었다. 그런데 스피드 테스트는 상품별 구분을 무시하고 전체 측정값의 평균을 내서 비교하는 식"이라며 "로데이터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4일 과기정통부는 '스피드테스트'의 초고속 인터넷 속도 측정 결과를 반박했다.(과기정통부 제공)


실제로 과기정통부가 수행한 통신 서비스 품질 평가에 따르면 초고속 인터넷 속도는 모두 전년 대비 향상했다.

지난달 29일 과기정통부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발표한 통신 품질 평가 결과에 따르면 유선 인터넷의 경우 △1Gbps 상품의 다운로드 속도는 평균 980.86Mbps(전년 962.62Mbps) △100Mbps 상품의 다운로드 속도는 99.32Mbps(전년 98.77Mbps) △500Mbps 상품의 다운로드 속도는 평균 493.34Mbps(전년 470.08Mbps)였다. 가장 속도가 낮은 500Mbps 상품의 다운로드 평균 속도가 '스피드 테스트' 조사결과보다 3배 가까이 빠르다는 얘기다.

이어 과기정통부 측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나라의 거주가 100명당 100Mbps급 이상 인터넷 가입자 수(40.4명)와 전체 유선 인터넷 회선 수 대비 광 케이블 기반 회선 수 비중(86.61%)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통신업계에서도 스피드테스트 조사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샘플링이나 조사 방식, 국내 측정 서버를 두느냐 등의 문제가 불명확하기 때문에 공인된 평가로 인정하지는 않고 참고만 하고 있다"며 "다만 최근 속도 순위가 떨어졌다는 추세를 읽어내는 정도"라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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