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역대 최악 472억달러 적자…올해도 어렵다

역대 최고 수출에도 에너지가 급등으로 적자 …1956년 이후 최대

尹 "복합위기 수출 돌파 강조, 무역금융 360조원 투입"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472억달러 적자를 기록하자 정부가 수출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겠다 방침을 밝혔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은 6839억달러로 전년(6444억달러)보다 6.1% 성장했지만 수입이 7312억달러(6151억달러)로 전년보다 18.9% 증가하며 47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액은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종전 기록은 지난해 6444억달러였다.

15대 품목 중 자동차 등 8개 품목은 수출액이 성장한 반면, 7개 품목은 고전했다.

석유제품(65.3%), 반도체(1.0%), 자동차(16.4%), 이차전지(15.2%) 등 품목이 2년 연속 수출이 성장하며 최고치 경신에 힘을 보탰다.

반면 석유화학(-1.5%), 디스플레이(-1.1%), 선박(-20.8%), 무선통신(-10.4%), 컴퓨터(-4.7%), 가전(-7.1%)은 역성장했다.

반도체는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7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수출했고, 자동차 수출은 차량용반도체 수급개선과 친환경차 수요 확대 등의 영향으로 7월 이후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반도체는 제품가격 하락세가 계속되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수출이 급감하면서 11월(-29.9%), 12월(-29.1%) 연속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에너지 인플레이션으로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은 전년보다 784억달러 증가한 1908억달러를 기록하며 무역수지 적자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에너지 외 산업생산에 필요한 알루미늄·구리와 반도체·철강 등 원부자재, 의류·쇠고기 등 소비재도 수입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20년 11월 이후 지난해 9월까지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던 수출은 10~12월 감소세를 기록했다. 10월은 전년보다 5.7%, 11월 14%, 12월 9.5% 각각 감소했다.

10~12월 수출액이 감소한 것은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인해 반도체, 무선통신, 유화(油化) 등의 수출 감소세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세계 경제의 복합위기와 불확실성 속에서 나라 안팎으로 녹록지 않았지만 국민 여러분의 땀과 의지로 극복해 나갈 수 있었다"고 전하며 "수출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2023.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정부는 올해 무역수지 흑자 전환을 위해 범정부 역량을 총결집한다는 목표다. 중국 중심의 교역 의존도에서 벗어나 자원부국 및 신흥시장에 대한 수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무역금융, 인증, 마케팅 등 당면한 3대 수출애로 해소 등에 정부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역대 최대 수준인 360조원 규모의 무역금융을 공급하고, 고금리 부담 완화를 위해 수출초보기업 저리융자(2.7%p, 이차보전)도 신설할 예정이다.  

또 원스톱 지원체계로써 국가기술표전원에 해외인증지원단을 설치, 국내기관을 통해 해외인증 획득을 지원하는 품목도 현행 120개에서 150개까지 확대한다. 해외 인증은 수출의 첫 관문이다.

여기에 벤처 및 수출초보기업에 대한 수출바우처 지원을 확대하는 등 인증·마케팅·물류 예산의 ⅔(약 9000억원)가량을 내년 상반기 중 집중 투입한다.

중국 중심의 교육 의존도에서 탈피, 신흥시장과 자원부국을 중심으로 한 수출 저변 확대를 위해 맞춤형 지원도 이뤄진다.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중간재와 한류·할랄을 연계한 소비재 수출 지원 확대를 추진한다. 중동 시장에서는 '한-사우디 경제정상 외교'에 따른 원전수출, 수소, 재생에너지 분야 등 포괄적 에너지 파트너십 구축의 후속조치를 철저히 이행해 나가면서 플랜트, 인프라 진출 지원을 확대한다.

정부는 이 같은 수출 지원 확대책을 시행할 계획이지만 올해 수출 전망은 밝지 않은 편이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올해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81.8로 지난해 4분기(84.4) 대비 2.6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EBSI가 두 분기 연속 90점대를 밑돈 건 2012년 4분기(77.4)와 2013년 1분기(78.4)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산업연구원 역시 최근 1월 수출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를 83으로 전망했다.

올해 무역상황이 지난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 셈이다.

교역조건 역시 20개월 연속 하락한 점도 우리나라 수출 증가에 어려움을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4.04로 1년 전과 비교해 4.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과 비교해도 0.8% 하락한 수치다.

교역조건은 수출상품과 수입상품과의 교환비율로 우리나라에 수입된 품목이 많고, 수출품이 적을수록 악화된다고 평가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세계 경제의 복합위기와 불확실성 속에서 나라 안팎으로 녹록지 않았지만 국민 여러분의 땀과 의지로 극복해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복합의 위기는 수출로 돌파해야 한다. 수출은 우리 경제의 근간이고 일자리의 원천"이라며 "대한민국의 수출 영토를 전 세계로 확대해 나가기 위해 모든 정책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수출전략은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며 "모든 외교의 중심을 경제에 놓고, 수출전략을 직접 챙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외 수주 500억달러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인프라 건설, 원전, 방산 분야를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무역금융을 역대 최대규모인 360조원으로 확대하고 대한민국의 수출 영토를 전 세계로 확대해 나가기 위해 모든 정책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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