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에서 무인기까지… 다양해진 北도발에 '한반도 긴장'도 계속

미사일 발사·공중무력시위·포격 등 1년 내내 각종 도발 이어와

"새해에도 '회색지대' 활용 등 저강도·고강도 카드 섞어 쓸 듯"

 

올 1월 '극초음속미사일' 발사를 시작으로 1년 내내 각종 도발을 이어온 북한이 연말엔 무인기를 날려보내며 우리 국민들의 안보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2023년 새해에도 저강도와 고강도 도발 카드를 섞어 쓰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은 올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8발(개발 시험 및 실패 사례 포함)을 비롯해 총 30여차례에 걸쳐 6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전례 없이 높은 빈도의 무력도발을 벌였다. 

북한은 특히 올 하반기 '핵무력 법제화' 뒤엔 미사일 발사 외에도 전투기·폭격기를 동원한 공중무력시위와 '해상완충구역'(2018년 '9·19남북군사합의'에 따라 군사행동을 중단하기로 한 동·서해 접경지 일대 수역)을 향한 포격 등으로 대남 도발 양상을 다양화했다. 

이달 26일엔 북한 무인기 5대가 우리 영공을 침범해 군 당국이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북한 무인기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에 들어온 사실이 군 당국에 공식 확인된 건 지난 2017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상대적으로 기동성 확보가 어려운 겨울철을 맞아 미사일 발사 등의 직접적인 무력 도발은 일시 중단한 채 이른바 '회색지대'(Gray Zone) 도발 전략을 통해 우리 군의 대응 피로도를 높이려 하는 것 같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북한이 '저비용·고효율' 도발을 통해 군사적 긴장 수위를 조절하면서도 우리 측 대비태세의 취약 부분을 계속 파고들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실제 우리 군은 북한 무인기의 이번 영공 침범 대응과정에서 전군 경계태세를 격상하고, 육군 공격헬기와 공군 전투기·경공격기 등 전력을 20여대나 투입했으나 5대의 무인기 중 1대도 격추하지 못했다. 이들 무인기 가운데 최소 1대는 북한으로 돌아간 사실까지 확인됐다.

그리고 27일과 28일엔 군 레이더를 통해 전방 지역에서 미상 항적이 탐지돼 전투기·헬기 등을 출격했지만, 각각 새떼와 '풍선' 형상 물체로 확인된 일도 있었다. 

소식통은 "레이더상에선 소형 무인기와 새떼 등의 움직임이 구별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땐 육안으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이는 우리 군만 겪는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 같은 도발을 벌이는 동시에 내부적으론 올해 사업을 결산하고 내년도 국정운영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정치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당 총비서는 28일 현재까지 사흘째 진행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를 통해 올해 사업 및 내년도 계획에 대한 보고를 마무리했으며, 29일부턴 후속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특히 지난 27일 회의에선 "조선반도(한반도)에 조성된 새로운 도전적 형세" 등을 언급하며 '대적투쟁 방향'을 제시했으며, 28일엔 "당 조직들의 전투력을 부단히 증대시키고 당 사업을 보다 참신하게 해나가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대북 관측통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내년에도 핵능력 강화 등을 지속하며 대미·대남 '강 대(對) 강' 구도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새해에도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대남 압박 수단으로 다양한 카드를 활용할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에 우리가 대응하면 그들은 또다른 도발 명분을 찾을 것이다. 일부에선 대화 국면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예상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도발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새해에도 '회색지대'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로선 '확전의 사다리'로 넘어가지 않도록 대응할 필요가 있지만, 이는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고도 말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도 "북한의 이번 무인기 도발은 우리로선 허를 찔린 것이다. 북한 입장에선 '가성비'가 좋은 도발을 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고위력'과 '저위력' 도발을 함께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문 센터장은 "새해에 한미연합훈련이 실시되면 북한은 이를 빌미로 또 도발할 것"이라며 "미사일 발사는 물론, 핵실험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이미 지난 5월 무렵 제7차 핵실험에 필요한 준비를 모두 마무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북한은 아직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은 상황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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