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전 경남지사 창원교도소 출소…"사면은 받고 싶지 않은 선물"

지난해 7월 대법원 확정 판결 후 재수감된지 521일 만인 28일 출소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사면이라는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받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이날 0시 창원교도소 정문 앞에 평소 즐겨 입는 남색 정장에 연파랑 폴라티를 입고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돌려보내고 싶어도 돌려보낼 수 없다"며 "결론적으로 선물을 준 사람이나 받은 사람이나 지켜보는 사람이나 모두가 난감하고 딱한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통합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일방통행이나 우격다짐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이 더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제 사건의 진실 여부를 떠나 지난 몇 년간 저로 인해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의 골이 더 깊어진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며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창원교도소에서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는 동안 많은 것을 생각하고 많이 돌아보는 시간이었다"며 "그동안 가졌던 성찰의 시간이, 대화와 타협,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데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더 성찰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이른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던 김 지사는 신년 특별사면으로 이날 1년 5개월만에 교도소를 벗어나게 됐다.

전날 오후 10시쯤부터 모인 지지자 100여명은 '김경수 무죄', '강물은 결코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등 피켓을 들고 환호하며 그를 반겼다.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김해갑)·김정호 의원(김해을)·한경호 진주을위원장, 변광용 거제지역 위원장·허성무 창원성산구지역 위원장, 임종석 전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장 등도 현장을 찾아 김 전 지사를 맞이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개 중대 90여명을 교도소 주변에 배치했으나, 별다른 돌발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가족들과 일정을 보낼 예정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를 열어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 원안대로 내년 5월 형기 만료를 앞둔 김 전 지사를 복권 없이 사면했다.

김 전 지사는 사면 가능성이 제기되자 가석방 불원서를 서면으로 제출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잔여 형만 면제된 김 전 지사는 오는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이에 오는 2024년 총선과 2027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이에 민주당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용 '구색 맞추기'라며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김 전 지사 출소가 복권 여부와 상관 없이 친(親)명과 비(非)명으로 갈리는 민주당의 역학 구도에 적잖은 변화를 줄 전망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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