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지·추적했으나 軍 대비태세 부족해 많은 심려 끼쳐"

"전파 차단·레이저 등 무인기 타격 필수자산 신속 획득"

군 당국이 26일 발생한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 사건과 관련, 해당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한 데 대해 '송구하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강신철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육군 중장)은 27일 브리핑에서 "어제(26일) 적 무인기 5대가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했고 우리 군은 이를 탐지 추적했다"며 "(그러나) 격추시키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 무인기 5대는 전날 오전과 오후에 걸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으로 들어와 경기도 김포·파주와 서울 북부, 인천 강화 상공 등을 비행했다. 이 가운데 오전에 남하한 무인기 1대는 서울 은평구 일대 상공까지 진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4대는 인천 강화 일대 상공을 배회하다 우리 군의 탐지 범위를 벗어났다.

특히 우리 군은 관련 매뉴얼에 따라 경고방송·사격에 이어 전투기·헬기 등 20여대의 공중 전력을 출격시키는 등 총 5시간여에 걸쳐 대응작전을 폈지만, 무인기 5대를 모두 놓치고 격추에도 실패했다.

이에 대해 강 본부장은 "우리에게 실질적 위협이 되는 적 공격용 무인기는 우리 탐지·타격자산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면서도 "(북한의) 정찰용 소형 무인기는 3m급 이하 작은 크기로 현재 우리 군의 탐지·타격 능력으로는 제한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날려 보낸 무인기는 2m급 이하였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강 본부장은 "결과적으로 군의 대비태세가 부족했던 점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거듭 사과했다.

다만 그는 "우리 군은 과거엔 적 무인기 도발시 탐지·식별조차 못했으나, 이번엔 적 무인기를 탐지·추적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과 17년 당시 국내에서 정찰활동을 마치고 복귀하던 북한 무인기가 추락하면서 우리 측에 발견된 사실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지난 2017년 6월9일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 (뉴스1 DB) 2022.12.26/뉴스1

아울러 그는 이번 북한 무인기 사건과 관련해 "육안으로 식별한 적 무인기에 대해 국민 안전을 고려해 적시에 효율적으로 격추 사격을 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날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가운데 서울까지 접근한 1대는 주택가 등 도심 상공을 상당시간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은 이 무인기를 격추할 경우 그 파편 낙하 등에 따른 피해를 우려해 즉각 사격 등의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한다.

강 본부장은 "우리 군은 적 무인기 도발에 대비해 각급 부대별 탐지·타격자산 운용을 면밀히 점검하고, 탐지자산은 초기부터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도록 적극 운용하며 타격자산을 공세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무인기) 식별이 유리하도록 국민 피해 등을 고려해 민간피해를 주지 않고 격추할 수 있는 전력을 효과적으로 통합 운용하겠다"며 "주기적으로 합참 차원에서 통합된 합동방공훈련을 실시해 이를 구현하겠다"고도 말했다.

강 본부장은 또 "전력 강화를 위해선 다양한 능력의 '드론부대'를 조기에 창설해 적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정찰하고, 물리적·비물리적 타격자산, 그리고 스텔스 무인기 등을 확보할 것"이라며 "이를 통합 운용함으로써 정찰 등 작전능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강 본부장은 "비물리적으론 전파 차단, 레이저 등 적 무인기를 타격할 수 있는 필수 자산을 신속히 획득할 것"이라며 "기존에 추진해온 장비 전력화 시기도 최대한 단축토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강 본부장은 전날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 뒤 "군은 MDL 이북으로 정찰자산을 운용했으며 기술적으로 우위를 확보한 상태에서 정찰작전을 시행했다"면서 "우리 군은 어떤 적의 도발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대비태세를 완비해가겠다"고도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인천 강화 지역 상공에서도 '무인기'가 관측된 것으로 알려져 북한 무인기일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군 당국은 새떼를 오인한 것으로 평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