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사면·김경수 형 면제…'국정농단' 朴정부 인사 대거 복권

尹대통령, 28일자 정치인·공직자 등 1373명 신년특사 단행

輿 '최경환·김기춘·우병우' 野 '신계륜·전병헌·강운태' 사면

 

윤석열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81)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55) 등 1373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27일 단행했다. 김 전 지사는 복권 없는 형 면제로 향후 5년간 정치활동에는 제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의 이번 신년특사 대상자 1373명 중 8명을 제외한 1265명이 정치인, 공직자 또는 선거사범에 집중됐다. 여야 정치권 인사들이 다수 포함된 가운데,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 연루자 대부분이 사면·복권돼 논란도 예상된다.

◇재수감 피한 MB, 벌금도 면제…김성태·전병헌 등 여야 정치인 포함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7일 오전 국무회의 뒤 신년특사 브리핑을 갖고 오는 28일 0시를 기해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 등 1373명에 대한 신년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 등 정치인 9명을 비롯해 △주요 공직자 66명 △선거사범 1274명 △특별배려 수형자 8명 △기타 16명 등이다.

정치인 중에선 형집행정지로 석방 상태인 이 전 대통령이 잔형 집행 면제 및 복권 혜택을 받는다. 미납한 벌금 82억원도 모두 면제된다. 통상 벌금미납자는 사면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법무부는 박 전 대통령 전례와 전직 대통령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다스의 자금 수 백억원을 횡령하고 삼성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17년이 확정돼 안양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이 전 대통령은 형집행정지로 일시 석방 상태다. 형집행정지 만료일이 28일인데 신년특사에 포함돼 재수감 없이 사면 혜택을 누리게 됐다.

이 전 대통령 외 정치인 8명도 특별대상에 포함됐다. 김성태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과 문재인 정부 초대 정무수석을 지낸 전병헌 전 민주당 의원은 형 선고 실효 및 복권으로 피선거권을 갖게 됐다.

신계륜·이완영·이병석·최구식 전 의원, 강운태 전 광주광역시장, 홍이식 전 화순군수도 함께 복권됐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서울공항에서 5박6일 간의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2014.6.21/뉴스1


◇최경환·김기춘·우병우·문고리 3인방 등 '국정농단' 핵심 대거 포함

공직자 사면 대상자 66명에는 박근혜 정부시절 이른바 '국정농단'에 연루된 이들이 대거 포함됐다.

'친박 핵심'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조윤선·박준우 전 정무수석 △조원동 전 경제수석 등 박근혜정부 요직에 있던 이들이 사면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여론조작 등 혐의 유죄를 선고받은 이병호·남재준·이병기 등 전직 국정원장들과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전 비서관 등도 복권 조치됐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잔형 감형만 이뤄진다.

법무부는 "국정수행 과정에서 당시 직책·직무와 관련해 잘못된 관행에 따라 불법행위를 저질러 법의 심판을 받은 주요 공직자 66명을 특별사면해 다시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신자용 법무부 검찰국장은 "국정농단의 가장 큰 책임이 있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면된 부분이 가장 크게 고려됐다"며 "사면권자인 현직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이 사건 수사를 담당했다고 특별히 사면에 포함되거나 그러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드루킹 사건'으로 실형이 확정된 김경수 전 지사의 경우 야권이 강력히 요구해온 복권 없이 잔형 집행만 면제됐다. 김 전 지사는 28일 0시자로 수감 중인 창원교도소에서 석방되지만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신 국장은 "사면은 사면권자의 결단이고, 대상자의 의사에 전적으로 좌우될 일은 아니라고 본다"며 "(드루킹 사건은) 대선 과정에서 규모가 큰 사건이었고 대상자의 비리와 역할, 사건발생 시점 등을 유사한 사건에 대한 (역대)사면 조치와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야권 비판을 일축했다.

이밖에 윤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은 유죄확정 2개월만에 형선고실효 사면 대상에 올라 야권의 비판이 예상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과 신자용 검찰국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년 신년 특별사면·복권 관련 발표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2.12.2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직전 선거사범 제외한 1274명 사면…한동훈 "대립·갈등 계기 마련"

이번 신년 특사에는 선거사범이 1274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동종 선거에서 한 차례 이상 출마제한 불이익을 받은 제18·19대 대통령선거, 제20대 총선거, 제6·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범이 선정됐다. 직전 선거사범은 이번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됐다.

주요 대상자는 △권석창 전 의원 △이규택 전 의원 △황천모 전 상주시장 △우석제 전 안성시장 △유영훈 전 진천군수 △이경일 전 고성군수 △이선두 전 의령군수 △이윤행 전 함평군수 △윤종서 전 부산중구청장 등이다.

아울러 임신중 수형자(1명), 식료품 등 절도로 적발됐지만 절취금액이 100만원 미만인 모범수형자 등 생계형 절도 사범(4명), 중증환자(3명) 등 8명이 잔형 집행면제 등 대상에 포함됐다. 신년특사 대상 공직자 관련 범죄에 연루된 일반인 16명도 함께 사면된다.

법무부는 "화해와 포용을 통해 범국민적 통합된 힘으로 미래를 지향하는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 및 주요 정치인을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며 "치열한 선거 국면에서 저지른 범죄로 처벌받은 정치인 등에게 국가발전에 다시 기여할 기회를 부여하고, 정치발전과 국민통합으로 나아가기 위해 대규모 선거사범 사면을 실시했다"고 총평했다.

한동훈 장관은 "정부는 이번 신년특사 조치를 통해 우리 사회의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고, 과거를 청산해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는 계기를 마련하고 했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