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얼굴 없는 천사' 올해에도 왔다…"사랑과 희망 전달"

오전 11시에 노송동 주민센터에 전화…1시30분에 상자 개봉

 

얼굴도 이름도 모른다. 나이와 직업이 알려진 것도 아니다. 매년 연말에 펼쳐온 선행에 그저 마음이 따뜻한 사람으로만 추정할 뿐이다. 이런 이유로 시민들은 이 선행의 주인공을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로 부르고 있다.

그리고 ‘전주 얼굴 없는 천사’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나타나, 희망과 감동을 심어놓고 사라졌다. 벌써 23년째 이어진 사랑이다.

27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전북 전주시 노송동에 얼굴없는 천사가 다녀갔다. 노송동 주민센터로 전화 건 천사는 “성산교회 인근 유치원 차량 오른쪽 바퀴 아래에 상자가 있을 것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말한 뒤 사라졌다.

올해 천사가 두고 간 성금이 얼마인지는 아직 모른다. 전주시는 이날 오후 1시30분 상자를 개봉할 예정이다.

천사의 첫 선행은 지난 2000년 4월에 처음 시작됐다. 당시 중노송2동사무소를 찾은 천사는 한 초등학생의 손을 빌려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놓고 조용히 사라졌다.

이듬해 12월26일에는 74만원의 성금이 익명으로 전달됐고, 2002년엔 5월5일 어린이날과 12월 두 차례나 저금통이 건네졌다. 액수도 점점 커져갔다. 지난 2009년에는 무려 8000여만원의 성금을 놓고 사라지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총 7009만4960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힘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시고 따뜻한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그가 지난해까지 22년간 23차례에 걸쳐 두고 간 성금만 총 8억872만8110원에 달한다.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노송동주민센터 일대 도로를 ‘얼굴 없는 천사도로’로 조성하고 ‘얼굴 없는 천사비’를 세우기도 했다. 주민들도 10월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 나눔행사를 펼치고 있다. 전주시는 100년 후 전주의 보물이 될 것이라는 취지에서 '미래유산'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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