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대출이자 1년새 124만원↑"…은행 신용대출 금리 7% 넘어

5대은행 11월 평균 취급액 기준…대출금리 공시 이후 최고치

레고랜드발 여파에 금리 두 달새 1%P 넘게 상승…"내년에도 오른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지난 11월 취급한 신용대출 금리가 평균 연 7%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951점(구 신용등급 1등급) 이상 차주들의 취급 금리도 연 6% 중반대다. 5000만원을 빌린 차주가 최근 신용대출을 연장했다면 연간 이자는 1년 사이에만 약 124만원 더 불어나는 등 금리인상기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이 취급한 11월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연 7.016%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 은행연합회의 가계대출금리 공시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다. 지난해 같은 기간(연 4.57%)과 비교해서는 2.446%포인트(p) 올랐다.

이에 연 5% 미만 신용대출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지난달 이들 은행 중 3곳은 4%대 미만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다. A은행은 금리 연 5% 미만을 취급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4% 미만의 신용대출 비중이 가장 높았다.

금리 인상에 신용점수가 높은 차주들의 이자 부담도 크게 늘어났고, 신용점수가 낮은 차주들은 은행에서 연 10%가 넘는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951점 이상 차주들의 평균 취급 금리는 연 6.378%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66%p 올랐다. 이 같은 금리는 1년 전 신용등급 5~6등급 차주가 받던 금리(연 6.448%) 수준이다. B은행은 연 10% 이상 금리로 신용대출을 취급한 차주 비중이 9.5%에 달하는 등 지난해 0.2%에 불과하던 관련 금리 차주 비중이 크게 불어났다.

신용대출 평균 취급 금리가 1년 사이 약 1.5배(연 4.57%에서 0.7016%) 늘면서 차주의 이자 부담도 같은 폭으로 증가했다.

평균 취급 금리에 따른 연간 이자 부담을 산출해보면, 지난해 5000만원을 빌린 차주는 연 이자로 228만5000원을 부담했다. 월 기준으로는 19만416원이다. 반면 최근에는 연 이자를 352만5000원을 내야 해 이자 비용이 124만원 더 올랐다. 월 기준으로는 29만3750원으로 매달 이자를 10만원 더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가 지속해 상승했지만, 최근 신용대출 금리 상승에는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발작과 연 5%에 근접했던 정기예금 금리 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지난 9월 말 강원도의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선언 이후 채권시장의 자금 경색이 심화하면서 단기 채권의 금리가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AA등급) 1년물 금리는 지난 9월19일 4.086%에서 10월4일 4.534%로 치솟았고, 10월21일에는 5%를 넘어섰다. 이후 11월 말까지 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채 1년물은 은행들의 신용대출 금리 산정의 지표로 쓰인다.

아울러 은행들이 정기예금 조달 경쟁을 벌이면서 은행으로 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발생했다. 10월, 11월 두 달간 5대 은행에서 불어난 정기예금 잔액만 66조7941억원이다. 은행 정기예금은 자금조달 비용으로 은행 변동금리 상품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반영된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0월 0.58%p 상승해 역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11월에도 0.36%p 올랐다.

실제 직전 두 달간 신용대출 평균 취급 금리는 1.16%p 오르는 등 최근 신용대출 금리 인상 속도는 가팔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두 달 사이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불어나 금리 재산정 시기가 도래한 차주들의 부담이 특히나 컸을 것"이라면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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