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정찰위성 조악' 지적에 반박…ICBM 정각 발사 위협도

'고철 로켓'과 저해상도 사진 의도적 공개 주장…"기술 깎아내리지 못해 몸살이"

ICBM 재진입 기술 지적에 "해보면 될 일"…'실거리 발사' 위협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20일 북한이 지난 18일 시험발사한 정찰위성이 '조악한 수준'이라는 지적에 대해 "악의에 찬 혹평"이라며 자신들의 기술력이 우수한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를 통해 "우리가 신문에 게재한 시험용 전색 촬영기로 찍은 두 장의 사진을 놓고 우리 위성 개발 능력과 그 준비 진척 정도를 평하는 것이 너무나 부적절하고 경솔하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는가"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는 분명 위성시험품에 시험용 촬영기를 설치하고 적합한 우주 비행 환경에서, 말 그대로 필요한 시험을 진행한 것이며 부족함이 없는 그 의미 있고 만족한 시험 결과에 대해 우리 인민에게 사실 그대로 알린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째서 우리가 남조선 괴뢰들이 보라고 시험 결과를 낸다고 생각하며 또 누가 좋아서 혹평이나 하라고 저해상도 사진임을 알고도 그대로 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당초 이번 실험의 목적은 새로운 발사체를 시험하거나 고해상도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아니었는데도 외부에서 의도적으로 자신들의 행보를 평가절하 하기 위해 사진을 두고 운운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담화에서 우리 측이 "남김없이, 숨김없이 발표했는데 남을 폄훼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우리 기술력을 깎아내리지 못해 몸살이를 앓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누가 830초에 지나지 않는 1회성 시험에 값비싼 고분해능 촬영기를 설치하고 시험을 하겠는가"라며 이번 시험에 의도적으로 낮은 성능의 촬영기구를 활용했음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자신들이 '고분해능 촬영기'를 보유하고 있음도 은근히 시사했다.

북한은 지난 18일 정찰위성의 성능 시험을 위한 '최종단계 중요시험'을 진행했다며 '20m 분해능' 촬영기를 발사체에 장착해 성능을 시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과 인천 일대를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지상 20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한다는 뜻의 '20m 분해능' 성능의 촬영기는 정찰위성에는 적합하지 않으며 북한이 공개한 사진 수준도 '조악하다'라는 평가를 내놨다. 실제 첨단 정찰위성에는 '0.5m 분해능' 수준의 성능을 지닌 촬영기가 사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부장은 또 위성 발사체 발사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위한 '기만 전술'이라는 외부의 지적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그는 "어떤 괴뢰 전문가라는 놈은 장거리미사일과 위성 운반 로케트(로켓)는 본질상 유사하다는 말 같지도 않은 말을 곱씹는 놈도 있더라"라며 "그렇다. 위성을 운반 로케트로 쏘지 무슨 풍선으로 위성을 띄우는 기술도 있는가?"라고 조롱하듯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한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지 남조선 괴뢰들이 여론을 퍼뜨리는 것처럼 위성으로 위장해 장거리로케트시험을 하지는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2월과 3월 북한이 ICBM 추정 발사체 발사 뒤 '정찰위성 관련 중요시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미가 이를 '기만 전술'로 규정하며 ICBM 성능 개량을 위한 시험이라고 규정했다.

또 북한이 정찰위성 관련 시험을 추가로 단행했다며 발사체를 발사한 지난 18일의 행동에 대해서도 한미는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시험발사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부부장은 "사진과 보도 내용을 봐서도 알겠지만 우리가 위성개발을 위한 시험이 아니라면 하등의 필요도 없이 파철 같은 구형미사일은 왜 쏘았겠는가"라고 말하며 재차 한미의 분석을 반박했다. 이번 발사에 사용한 발사체는 군사전술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수준의 오래된 발사체라는 취지로 보인다.

그러면서 한미가 올해 자신들의 군사 행보에 대해 정확하지 못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며 이를 조롱하는 언급을 이어갔다.

그는 "기억하겠는지 모르겠다만 룡림 언제(댐)를 무평리라 불어대지 않나, 저수지 밑에서 발사된 것을 그 주변 일대에서의 자행 발사대라고 불어대지 않나, 안주시와 온천군을 헷갈리지 않나"라며 "이런 것들을 국민들은 신뢰하는가"라고 되물었다. 

이는 지난해 9월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발사 지점과 지난 9월25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방식, 지난 8월 순항미사일 발사 장소와 관련해 북한과 우리 군의 발표에 차이가 있었던 것을 언급한 것이다. 

김 부부장은 아울러 전문가들이 ICBM의 고각 발사만으로는 대기권 진입 등 완전한 성능을 입증할 수 없다는 지적을 내놓는 것에 대해서도 "이따위 논거로 우리 전략 무기 능력을 폄훼할 것이 뻔하다"라며 "해서 하는 말인데 그에 대한 답변도 그리 어렵지 않게 해주겠다. 곧 해보면 될 일이고 곧 보면 알게 될 일일 것"이라며 ICBM의 '정각 발사'(3545도) 위협도 가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18일 미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사거리 1만5000㎞의 ICBM 화성-17형 90도에 가까운 고각으로 발사한 뒤 '시험발사 성공'을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각 발사로는 핵심 기술인 미사일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검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상 각도로 발사하면 사실상 미국을 상대로 한 '공격'으로 판단될 수밖에 없는 소지가 있어 북한이 이같은 시험발사를 감행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김 부부장의 이날 위협으로 북한이 ICBM을 정각으로 발사하는, 유례없는 수준의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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