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단지도 처참한 성적표…경쟁률·가점 급락한 '빙하기' 청약시장[부동산백서]

서울 1순위 163.8대 1→9.5대 1…둔촌주공·장위자이 당첨 최저가점 '20점'

고금리·집값 하락세로 부담 커져…한편으로 "저가점 젊은층 기회" 평가

 

집값 하락세에 청약 시장 인기도 한풀 꺾였습니다.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관심을 모았던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수를 받았는데요.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3.7대 1. 지난해까지만 해도 최소 두 자릿수에서 세 자릿수까지 나올 것이란 기대가 있었는데, 이와 비교하면 성적이 처참합니다.

흥행 불패로 불렸던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1년 만에 세자릿수에서 한자릿수로 뚝 떨어졌습니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1순위 경쟁률은 9.5대 1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경쟁률은 163.8대 1이었는데요. 반의 반의 반의 반토막입니다. 전국 청약 1순위 경쟁률도 같은 기간 19.3대 1에서 7.3대 1로 뚝 떨어졌습니다.

서울 알짜 단지들의 당첨 가점도 급락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둔촌주공에 만점짜리 통장에 고가점대 통장이 몰릴 것이란 예상이 팽배했는데요. 뚜껑을 열어보니 가점 최고점은 77점(84㎡A), 49㎡A 타입에서는 20점짜리 통장도 당첨됐습니다. 둔촌주공과 함께 '분양시장 대어'로 거론됐던 강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 청약 역시 당첨 최저 가점이 20점(49㎡B·84㎡A)대에 불과했습니다.

청약 가점은 84점 만점인데요. 무주택 기간(최고 32점), 부양가족(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17점) 등으로 구성됩니다. 20점은 1인 가구가 4~5년 청약통장을 유지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점수입니다.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저가점자도 수요가 높은 '국민평형' 전용 84㎡에 당첨될 수 있었던 겁니다.

흥행 실패를 목도한 당첨자들 일부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계약을 포기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계약이 많아지면 서울의 대어급 분양 단지들에서도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 물량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청약 광풍이 불었던 서울, 1년 만에 분위기 반전으로 굴욕적인 상황을 맞게된 거죠.

사실 서울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입니다. 얼마 전 제주, 전남 분양 단지에선 1순위에 단 한 가구도 신청하지 않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 단지에서도 경쟁률 1대 1이 안 되는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고요. 향후 서울의 대표 단지들에서도 '줍줍'이 나오면, 전국 분양 시장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당분간 청약 시장 한파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웬만한 사람들은 섣불리 청약에 나서기도 어려운데요. 자금 여력이 있다고 해도 일반 매매시장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신규 분양에 대한 매력도 떨어진 상황입니다. 지금 이 상황에, 이 분양가에 청약하는 것이 맞나 고민도 깊어졌습니다.

한편으로는 경쟁률과 당첨 커트라인이 낮아진 이 때가 젊은층과 같은 저가점자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란 조언도 나옵니다. 연내 △서울 마포구 '마포더클래시' △서울 강동구 '강동 헤리티지 자이' △경기 광명시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경기 광명 '호반써밋 그랜드에비뉴' 등 분양이 남아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체크해보시길 권합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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