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효과 덕에 11월 취업자·작년 기업 순이익 역대급…내년엔 '글쎄'

내년엔 사라지는 코로나19 기저효과

경기둔화 겹처 통계상으로도 부진 전망

 

11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63만명 증가했고,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순이익도 전년 대비 127.6% 늘었다. 취업자 수와 기업 순이익 모두 '역대급'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통계치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억눌렸던 경제가 회복되며 나타난 '기저효과'(비교 대상 수치가 지나치게 낮거나 높아 나타나는 착시)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엔 경기 둔화와 더불어 이같은 기저효과마저 사라져 각종 통계치가 허전해질 전망이다. 

통계청이 지난 15일 발표한 '2021년 기업활동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전체 기업의 매출액은 2760조원으로 2360조원이었던 전년보다 1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222조4000억원으로 97조7000억원이었던 전년의 두 배가 넘는 127.6% 증가했다.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2번째, 순이익 증가율은 역대 최고치다.

업종별로 제조업과 운수·창고업 등이 전체 매출액과 순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제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645조억원으로 전년 대비 19.5% 늘었다. 순이익은 143조6030억원으로 전년 대비 82조710억원 증가했다. 운수·창고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23조원으로 전년 대비 36.2% 증가했고, 순이익은 13조3410억원으로 전년보다 12조5330억원으로 늘었다. 전년 대비 순이익 증가율은 제조업이 약 133%, 운수·창고업은 무려 1553%에 달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이는 코로나19 때문에 이례적으로 위축됐던 기업 활동이 정상 궤도에 올라서면서 나타난 통계 상 착시가 반영된 탓이다. 기업들이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에는 매출액은 전년 대비 3.2%, 순이익은 3.9%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886.9%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단계적 일상 회복, 수출 증가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며 "업종별로 회복 수준에 차이는 있지만 전체 기준으로 볼 때 코로나19 타격에서 회복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1월 취업자 수도 같은 달 23년 만에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통계청이 지난 14일 발표한 '2022년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2만1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62만6000명 증가했다. 이는 1999년 11월(121만7000명) 증가 이후 최대치다.

산업별로 제조업(10만1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23만1000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4만9000명) 등이 전체 증가를 이끌었다. 특히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 증가수는 2013년 산업 분류를 개정한 이후 최대 규모인데, 지난 6월 28만명 증가한 이래 8월 67만명, 9월 94만명, 10월 15만3000명 늘며 증가 폭도 꾸준히 늘어났다.  

여기에도 코로나19 기저효과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따른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11월 고용동향 분석' 자료에서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서비스 업종의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커지는 원인으로 '대면활동 정상화'를 지목했다.

12일 경기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가 화물차량의 운행 및 화물 이송으로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12.1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하지만 내년에는 올해 각종 통계에 반영됐던 기저효과가 대폭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올 하반기 본격화돼 내년 더욱 심화되는 경기 둔화세가 통계에 반영되면서 각종 통계치는 한층 허전해질 전망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 매출액과 순이익이 이미 크게 올랐고, (내년 발표 통계치에선) 기저효과가 사라질 것"이라며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계속 낮아지는 등 경기가 전체적으로 침체될 것이다. 내년에는 올해 이상으로 좋아지기 어렵다"고 했다.

국내 주요 기관들은 고용 측면에서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경기 둔화가 고조되면서 내년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올해 10분의 1 수준에 그칠 것 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지난 11월 한국개발연구원 (KDI)은 내년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올해의 8만4000명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은행 역시 9만명으로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기관이 예측한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각 79만1000명과 82만명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5일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 "고용은 팬데믹 이후 경제 재개 효과로 굉장히 호조세"라며 "취업자 수는 2000년 이후 사상 최고치다. 양적 측면에서 굉장히 괜찮은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통계 기술 상 상대적으로 지표는 안 좋게 나타나겠지만 고용 실제 상황은 지표 만큼 나쁘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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