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무역적자 500억달러 초읽기…반도체·대중국 수출 주춤하며 내리막

연말까지 75억달러 이상 적자 쌓인다면 '무역적자 500억달러' 돌파

내년도 암울한 전망…정부도 고물가 더불어 얼어붙는 경제심리 '우려'

 

이달 들어 10일까지 무역수지가 49억달러 가량 적자를 기록하면서, 14년 만에 연간 무역 수지 적자가 확실해졌다. 특히 무역적자 규모는 역대 최대를 넘어 사상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뒤따른다. 남은 20여일 동안 75억달러 이상 적자가 쌓인다면 올해 연간 적자는 500억달러를 돌파하게 된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관세청 등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54억2천1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203억4400만달러로 7.3% 줄었다. 이로써 1∼10일 무역수지는 49억23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동안 수출이 2.8% 감소하면서 20억5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상황은 크게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1년 같은 기간 동안 24억95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도 적자 규모는 2배가 급증한 상황이다.

이로써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섰고, 적자 수준도 최대치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 10일까지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474억64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종전 최대 적자였던 1996년 206억2400만달러와 비교할 때 2.3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올해 무역수지는 대중 무역수지와 반도체 수출의 흐름에 따라 요동쳤다. 2003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 수출국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국에 대한 수출은 지난 4월 첫 역성장을 기록한 이후 6개월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우리 수출의 중심축으로 분류되는 반도체도 혹한기를 걷고 있다는 평가다. 반도체는 지난 8월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후 다섯달 연속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지난해 대비로만 보아도 30%가까이 급감했다.

대중 무역수지와 반도체 수출 감소 등 한국 경제에 대한 '한파'는 12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0일까지 대중 무역수지는 5억9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고, 반도체는 27.6% 감소했다. 국가별 수출에서도 중국에 대한 수출은 34.3% 급감했다.

박상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달 10일까지 대중수출이 감소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감소와 증가가 복합 작용을 하고 있어서 남은 20여일 간의 상황들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통상적으로 12월에 '밀어내기 수출'을 해서 실적이 나쁘지는 않아왔는데 업종별로 온도차가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역적자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수출은 줄어들고 에너지와 원자재값 급등으로 수입은 늘어나는 상황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둔화되면서 곳곳에서 수출이 위축되는 모양새다.

우리 경제를 이끄는 수출도 최근 두 달 연속 감소세다. 11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4.0% 줄어 전월에 이어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두 달 연속 수출이 줄어든 것은 2020년 10월 이후 2년 만이다.

정부도 이처럼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우리 경제에 대해 7개월 연속 '경기둔화 우려'를 진단하고, 고물가로 얼어붙는 경제심리를 우려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에서 "대외적으로는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 중국 방역조치 완화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다소 완화됐으나 글로벌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향방 등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각종 연구기관들도 수출 둔화가 이어질 가능성을 두고 무역적자 해소가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수출이 올해 6934억달러보다 3.1% 줄어든 6717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은 5.1% 줄어든 6983억달러로 무역수지는 266억달러 적자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보다 4.0% 감소한 6624억 달러, 수입은 8.0% 감소한 6762억달러로 무역수지가 138억달러 적자를 쓸 것으로 봤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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