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 수만큼 금리 올리고 보험료 낮추고"…'걷기 마케팅' 쏟아지는 금융권

걸음수 비례해 적금 우대금리, 현금 대체 포인트 제공

"ESG·플랫폼 강조하는 트렌드에도 부합"

 

#60대 여성 A씨는 매일 하루 걷기만으로 140원을 번다. 토스의 만보기 기능을 이용해 적립 '스팟'을 찾아다니며 포인트를 버는 것. 소소하게 쌓은 포인트는 토스 페이로 결제할 때 현금처럼 사용한다. 최근에는 우리은행의 '데일리 워킹 적금'에 가입했다. 매일 1만보씩 걸으면 적립한 돈의 10%까지 이자를 준다. 이 역시 매일 하루 2만보씩을 걷는 A씨에겐 '식은죽 먹기'다.

금융업계가 '걷기 열풍'에 빠졌다. 소비자들의 걸음수를 측정해 적금 우대금리를 얹어주고,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하나씩만 보면 '티끌' 같은 소소한 혜택이지만, 여러 회사의 혜택을 중복해서 받으면 꽤나 쏠쏠한 '걷+테크'가 될 수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신경쟁'이 치열한 은행업계에선 걸음수마다 금리혜택을 주는 적금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시작은 웰컴저축은행이 열었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9월부터 최고금리 연 10%를 제공하는 '웰뱅워킹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가입기간 12개월간 누적된 걸음수마다 우대금리가 붙어, 500만보를 달성할 경우 8%p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도 이달 들어 비슷한 상품을 내놨다. 최고 연 11%를 제공하는 우리은행의 '데일리 워킹 적금'은 하루 단위로 걸음 수를 측정한다. 가입기간 6개월 동안 매일 최대 1만원씩 적립할 수 있고, 1만보를 달성하면 입금액의 10%p가 우대금리로 붙는다. 사전신청을 받아 선정된 10만명까지만 가입할 수 있는 특판 상품으로, 신청기한은 마감됐다.

가입 기회를 놓쳤다면 KB국민은행의 '온국민 건강적금'을 노려볼만 하다. 최고 연 8%의 금리를 제공하는데, 매달 10만보를 걸을 때마다 0.5%p씩 우대금리가 붙어, 걷기만으로 최대 3%p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 상품들은 구조는 비슷하지만 하루·월·연단위로 걸음수를 측정하기 때문에 생활패턴에 따라 선택하면 좋다. 온라인에 게재된 가입자 후기를 보면, 매일 1만보씩 정기적으로 걷는 경우엔 우리은행의 적금을, 한번에 걸음수를 채우고 싶은 경우엔 웰컴저축은행이나 KB국민은행의 상품을 선호하고 있다.

걸음수마다 포인트를 주는 금융앱 기능은 이미 '짠테크족' 사이에서 유명하다. 이달 24일까지 진행되는 신한은행의 신한SOL(쏠)앱 '만보걷기'는 1주일간 하루 평균 5000보를 걸을 경우 마이신한포인트 최대 300포인트를, 1만보 이상엔 최대 1000포인트를 지급한다.

토스의 '만보기' 기능도 1000보·5000보·1만보마다 10~20원의 포인트를 제공하며, 앱에서 안내되는 지점에 도달할 경우 추가 포인트를 제공한다.

헬스케어 사업에 관심이 많은 보험업계는 '걷기 마케팅'에 특히 적극적이다. KB손해보험은 걸음수마다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자동차보험 걸음수 할인 특약'을 내놨다. 50일 이상 하루 5000보 이상을 걸을 경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3% 할인해준다.

삼성화재 다이렉트는 매일, 매월 걸음수마다 포인트를 제공하는 '착!한걷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월 최대 1500포인트까지 적립 가능한 포인트는 보험료 납입, 상품 구매, 기부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금융권이 앞다퉈 '걷기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이유는 뭘까. 금융권 관계자는 "ESG를 강조하는 흐름에 맞춰 고객들의 건강증진, 탄소배출량 감소에 기여한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며 "고객들이 걷기 미션을 하면서 한번이라도 더 자사 애플리케이션에 찾아오는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플랫폼을 키우려는 전략에도 맞는다"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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