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크 엔터테인먼트 측이 가수 겸 배우 이승기(35)에게 미정산된 음원 정산금을 전액 지급하면서 정산금 관련 분쟁을 종결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이승기는 미정산금을 기부하고 계속해서 법정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이하 후크) 측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후크는 오랜 기간 전속계약 관계를 유지해 왔던 이승기씨와 정산문제로 길게 분쟁하고 싶지 않기에 기지급 정산금 13억원 상당 외에 금일 이승기씨에게 미지급 정산금 29억원 상당과 그에 대한 지연이자 12억원 상당을 전액 지급하였다"라고 밝혔다.

후크 측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후크는 이승기씨로부터 전속 계약 동안의 음원 정산자료 및 해당 정산금의 지급을 요청받은 바 있다"라며 "그에 따라 금주 초까지 관련자료를 이승기씨 측에 전달하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이승기씨 측과 원만히 합의하고자 하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이승기씨 측에서 요구한 금액은 실제 후크가 이승기씨에게 정산해야 할 금액과는 너무 큰 차이가 있는 관계로 쌍방이 합의에 이르지는 못하였다"라고 덧붙였지만, 우선 미지급 29억원 상당과 지연이자 12억원 상당을 전액 지급했다고 전했다.

후크 측은 이후 "더 이상 이승기씨에 대한 정산금 채무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받아 이승기씨와 사이의 정산금 관련 분쟁을 종결하기 위해 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후크는 업무처리 잘못으로 인하여 이유를 막론하고 이와 같은 오해와 분쟁을 야기하게 된 점에 대하여 이승기씨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앞으로는 법원을 통해 쌍방간에 어떠한 의문도 남기지 않는 투명한 정산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 © News1 권현진 기자

하지만 후크의 이런 입장과 달리 이승기는 같은 날 미정산된 금액의 계산법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법정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고 입장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전했다. 특히 그는 이날 지급 받은 약 50억원 상당의 지급액을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승기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저는 그리 '안녕'하지는 못했다"라며 "배신감에 분노했다가, 실망감에 좌절했다가, 하루는 원망을, 또 하루는 자책하기를 반복하며 지내고 있었다"라고 후크와의 분쟁에 대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오늘(16일) 아침 약 50억원 정도 금액이 제 통장에 입금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라며 "후크는 아마도 제가 단순히 돈을 받고자 법적 대응을 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그 흔한 음원 정산서 한 번 받아본 적 없었는데 또 이렇게 일방적으로 '미지급금' 지급이라는 명목으로 사건을 매듭지으려 한다"라고 했다.

이승기는 "저는 지금까지 음원 정산을 받을 돈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냈다"라며 "'마이너스 가수'라는 말을 들으며 18년을 버텼으니깐 말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런 제가 후크를 상대로 소송에 나선 건 밀린 돈 때문이 아니다"라며 "누군가 흘린 땀의 가치가 누군가의 욕심에 부당하게 쓰여서는 안 된다는 것, 이것은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사명이라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50억원이 들어왔다"라며 "물론 어떤 근거로 어떤 방식으로 저렇게 계산했는지 모른다, 다만 후크의 계산법을 이해할 수 없기에 앞으로 계속 법정에서 다툴 것 같다"라고 계속해 법정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고 얘기했다. 또한 "지리한 싸움이 될 것이며, 이를 지켜보는 대중들께 피로감을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이승기는 "그러나 약속할 수 있는 건, 미정산금이 얼마가 되든 전액을 기부하겠다는 것"이라며 "일단 오늘 입금된 50억원부터 소송 경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전액 사회에 돌려드릴 예정"이라고 전하기도. 이어 "이는 하루아침의 생각이 아니다"라며 "후크와 싸움을 결심한 순간, 제가 받을 돈을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전액 쓰고자 결심했다"라고 얘기헀다. 또한 "저는 지금까지 음원 정산금을 모르고 살았다"라며 "물론 오늘 받은 50억원은 제게도 너무 크고 소중한 돈이다, 저의 10대, 20대, 30대의 땀이 들어있는, 그러나 이 돈이 저보다 어려운 분들을 위해 쓰일 수 있다면 제가 느끼는 행복과 가치는 단순히 50억원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기는 "차주부터 기부처 관계자 분들과 만남을 통해 구체적인 계획을 진행할 것"이라며 "진짜 몸이 불편해 거동조차 힘든 분들이 많다, 꿈이 있지만 형편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는 친구들도 많다,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 제대로 조치를 받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 그런 분들을 다 돕기에 50억원은 부족할지 모른다, 하지만 작은 한 걸음부터 실천에 옮기겠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승기는 "무엇보다 이번 일을 겪으며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다"라며 "같이 분노해주시고 위로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제가 사랑받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그 사랑을 제가 조금이라도 사회에 돌려드리는 것으로 보답하겠다, 따뜻한 연말되시길 바라며, 늘 하던 대로 저의 길을 성실히 걸어가겠다"라고 얘기했다.

앞서 이승기는 지난 2004년 데뷔 이후 18년 동안 총 137곡을 발표했으나 후크 측으로부터 음원 수익에 대한 정산을 1원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최근 소속사에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에 대해 후크의 권진영 대표는 지난달 21일 입장을 내고 "추후 후크나 저 개인이 법적으로 책임져야 할 부분이 명확히 확인되면, 물러서거나 회피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며 "모든 분들께 더 이상의 심려를 끼쳐드리는 일이 없도록 더욱더 주의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