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특판 사고에 뭉칫돈 맡긴 소비자들 '좌불안석'

고금리 특판 나섰던 저축은행, 여신성장 침체에 수익성 악화

주요 저축은행 BIS비율 전년 대비 일제히 하락…당국, 관리 강화

 

최근 지역 농협 등 2금융권의 고금리 특판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10년 전 '뱅크런' 사태가 한 차례 발생했던 저축은행 업권은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와 최고금리 규제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재테크 커뮤니티 등에는 10년전 저축은행 사태를 재조명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뱅크런 사태의 전조증상을 공유하거나, 당시 예치했던 금액을 다시 돌려받았는지 등을 공유하는 글 등이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는 부동산PF 부실에서 촉발했다. 저축은행들이 2000년대 들어 부동산 호황기를 타고 PF 대출에 적극 나섰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며 저축은행의 부실로 이어졌다. 당시 금융당국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미달한 저축은행들에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고, 예금자보호법이 보호하는 5000만원 이상의 예금을 넣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최근 지역농협 등에서 벌어진 이른바 '읍소사태'는 10년전 악몽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경남의 한 지역축산농협과 경북 경주의 지역농협에서 판매했던 고금리 적금에 감당 못할 정도로 예수금이 몰리자, 가입 고객에게 해지를 '읍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금융권 전반의 고금리 예적금 쟁탈전이 결국 사고를 낳은 것이다. 

저축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금리 인상기를 타고 대폭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말 상호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1209909억원으로 금리 인상이 가속화된 올해에만 185474억원이 증가했다. 최근 증가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저축은행 업권에는 최고금리가 연 6%대에 육박하는 예금상품이 상당하다. 

수신 증가세와 달리 여신 쪽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 규제로 대출 성장이 막혀있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수익성 역시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전성 지표도 덩달아 하락하고 있다. 서울 지역 저축은행 23곳과 상상인·한국투자·페퍼 등 주요 저축은행 총 26곳의 개별공시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전년 대비 BIS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한 곳은 19곳에 달했다. 올 3분기 26곳의 평균 BIS비율은 13.87%로 법규상 요구되는 비율 8%를 상회하지만, 1년 전 15.01%보다는 떨어졌다. 

BIS자기자본비율은 저축은행이 갖고 있는 리스크를 자기자본으로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건전성이 우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국은 문제를 인식하고 건전성이 악화한 저축은행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선 건전성 관리에 힘을 쏟고 있고,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은행별로 5000만원까지 보호하는 안전장치도 있기 때문에 과도한 우려는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건전성 관리에도 역량을 지속해서 집중하고 있다"며 "저축은행 사태 이후 규제가 엄격하게 실행되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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