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영빈관'?…국빈에 대표팀 만찬까지 부쩍 늘어난 활용도

국가 주요 행사, 영빈관 활용 늘어날 듯…"자주 사용할 수도"

대통령실 공간 작고 외부 장소 찾기도 어렵지만 부담도 여전

 

대통령실이 국빈에 이어 축구 국가대표팀 만찬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면서 용산으로 둥지를 옮겼던 윤석열 정부의 청와대 활용이 부쩍 늘고 있다.

1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앞으로 국빈 만찬 등 국가 주요 행사 장소로 청와대 영빈관이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가 주요 행사는 영빈관을 활용할 것"이라며 "국정보고대회 등 다른 행사도 열 수 있어 영빈관을 자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최근 잇따라 청와대를 찾은 것은 국빈 만찬 등 해외 정상급 인사가 참석하는 행사를 열 마땅한 공간을 용산 대통령실이나 외부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탓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첫 국빈인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만찬을 영빈관에서 열었다.

이어 6일 푹 수석과 차담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를 찾았고, 8일 카타르 월드컵 국가대표팀과 만찬을 위해 영빈관을 다시 방문했다.

푹 주석과 만찬은 당초 국립중앙박물관이 선택지로도 거론됐다. 중앙박물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식 방문 형식으로 방한했을 당시 만찬이 진행된 곳이다.

하지만 중앙박물관을 다시 활용하기에는 박물관 관람객 통제 부담이 있고 경호상 애로점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와 영빈관 활용 방안에 힘이 실렸다.

용산 대통령실도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기에는 공간이 작고 국가 주요 행사를 열기에는 층고가 낮아 격식을 갖추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면이 있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영빈관은 시민 관람 시간이 끝난 다음에 이용할 경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매주 화요일은 휴관이어서 휴관할 때는 더 편하게 행사를 열 수도 있다.

실제로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한 푹 주석과 차담회는 청와대 휴관일인 화요일에 열렸다.

청와대 시설은 외국 정상에게 한국 역사와 전통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 5일 푹 주석 만찬 관련 서면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은 "역사와 전통을 가진 청와대 영빈관에서 행사를 진행함으로써 국내외 귀빈과 긴밀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 국빈만찬이 진행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1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영빈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1978년 12월 건립됐으며 이후 대규모 회의나 국내외 귀빈이 방문했을 때 공식 행사가 열린 장소다.

연면적은 5903㎡로 건물 외관에는 화강암 기둥을 대칭으로 배열하고 기와지붕을 올려 한국의 전통적 미를 살렸다. 또 건물 정면 기둥 4개는 1층부터 2층까지 높이 13m 단일 화강암으로 웅장함을 느끼게 해준다. 1층 홀은 외국 국빈을 접견하는 곳이며, 2층 홀에서는 대규모 오찬이나 만찬이 열린다.

문재인 정부 때도 영빈관은 스페인, 벨기에, 스웨덴, 카자흐스탄 등 각국 정상이 방한했을 때 만찬이 열린 장소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 등 여러 굵직한 행사도 영빈관에서 열었다.

1983년 4월에 새로 세워진 청와대 상춘재도 전통 한옥으로 지어져 한국 전통 건축 양식을 경험할 수 있다.

다만 영빈관을 계속 활용하는 것과 관련해 야당에서 '도로 청와대'라는 비판이 나오는 점은 부담이다.

청와대를 떠나면 국빈 만찬 등 국가 주요 행사를 개최할 장소를 구하기 어려워진다는 비판은 윤 대통령이 용산 이전 계획을 내놓을 때부터 제기됐다.

윤 대통령이 당선된 뒤 청와대 개방 이후에도 영빈관 등을 계속 활용할 수 있다고 했지만 선뜻 영빈관을 꺼내 들기 어려웠던 것도 이런 점과 무관하지 않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영빈관 신축 예산을 반영하면서 대안을 강구했으나, 세금 낭비라는 국민 비판이 커지면서 윤 대통령은 신축 계획을 거둬들인 상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에게 개방했던 청와대를 다시 가져가 쓰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영빈관에 손흥민 등 친근한 유명 인사가 방문해 오히려 관람객들에게 더 개방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청와대 상춘재(常春齋)에서 열린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친교 차담을 마친 후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1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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