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 정권수립기념일 경축공연 영상 재편집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딸로 추정됐던 한 소녀의 영상이 김 총비서의 진짜 딸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삭제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에 따르면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9일 정오쯤 북한 정권수립기념일 74주년 경축 행사 무대가 배경으로 담긴 음악편집물 '당이여 그대 있기에'를 방영했다. 이어 오후에도 이를 재편집해 방송했다.

정오쯤 방영된 영상에는 지난 9월 진행된 경축 행사의 공연 장면이 담겼는데, 여기에서는 김 총비서의 딸로 추정됐던 소녀의 모습도 포함됐다.

이 원본영상은 지난 9월9일 조선중앙TV에서 방영한 북한 정권수립기념일 기념 영상으로, 당시 영상 속 소녀가 김 총비서의 둘째 딸 '김주애'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 및 다수 언론의 추정이 있었다. 옷차림이 다른 아이들과 구별되며 공연 뒤 리설주 여사가 각별히 그 아이를 챙기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19일 오후 5시쯤 조선중앙TV에 재방송된 영상에는 이 소녀의 모습이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방영된 영상물에서 다른 부분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김 총비서의 딸로 추정됐던 소녀가 등장했던 장면만 사라진 것이다

이는 같은날 오전 당 기관지 노동신문 및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들이 김 총비서의 진짜 딸의 얼굴을 공개한 직후였다. 김 총비서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화성포-17형) 시험발사 현장에 딸을 데리고 나갔고, 북한 매체들은 이 사실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북한이 김 총비서의 진짜 딸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일각에서 제기됐던 '백두혈통'에 대한 여러 가지 추측을 잠재우기 위해 영상을 삭제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9월 공연에 등장한 소녀가 김 총비서의 딸이 아닌데도 외부의 주목을 받자 '백두혈통'인 진짜 딸의 권위를 고려한 조치로도 보인다. 이는 북한에서 김 총비서의 일가와 관련된 외부의 추정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김 총비서가 ICBM 발사장에 데리고 나온 자녀가 둘째 딸인 '김주애'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