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관저 회담 만족한 빈 살만측, 오찬서 "日방문 지켜봐야" 귀뜸

한국과 40조원 이르는 MOU 체결…관저 외교 성과 분석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돌연 일본 방문 계획을 취소한 배경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측은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오찬 중 이러한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지난 17일 회담 이후 이어진 오찬에서, 빈 살만 왕세자의 향후 일정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사우디 측 관계자는 다음 행선지에 대한 질문에 태국 방콕에 갔다가 일본에 갈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옆에 있던 다른 관계자가 일본은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빈 살만 왕세자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후 일본으로 향하지 않았다. 이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과의 회담도 무산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빈 살만 왕세자는 신혼여행을 일본으로 갔을 정도로 일본 애호가로 알려졌다. 이번에 일본에 안 간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의 일본행 취소에는 한국에서의 성과에 만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과 사우디는 정부, 기업, 기관 등이 총 40조원(총 300억달러) 규모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중동 국가들은 숫자를 미리 확정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다른 곳과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과 이처럼 대규모 MOU를 체결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수소 에너지, 방산, 건설 인프라 등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확인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사우디와 이런 신뢰를 쌓기까지는 관저에서 회담을 진행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사적 공간에 외빈을 초청하는 것 자체가 특별한 상황인데, 윤 대통령이 직접 아이디어를 냈고 그 결과 회담을 순조롭게 풀어갈 수 있었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관저 거실과 정원에서 단독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사우디 측이 관저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얘기를 순조롭게 진행됐다. 대통령 부부가 사는 공간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사우디에서도 상당히 예우를 갖추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복수의 정부 측 관계자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윤 대통령과 회담 후 윤 대통령의 사우디 답방을 정식 초청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화답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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